[현장+]보스턴컨설팅 불참, 권오준 회장도 '어리둥절'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 2016.08.24 18:36

철강업계 요청한 구조조정 컨설팅 보고서 마무리 안된 상황에서 발언 '부담감' 느껴

24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여린 '스틸코리아 2016'에서 권오준 한국철강협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철강협회

"컨설팅 결과 아직 못 들었어요. 오늘 왜 예정했다가 발표를 안했죠?"

24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스틸코리아 2016'에 참석한 권오준 한국철강협회 회장(포스코 회장)에게 철강업계 구조조정 연구용역 결과에 대해 묻자 오히려 질문이 돌아왔다. 권 회장은 이날 세미나에 참석해 '세계 철강산업 변화와 한국의 성장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던 오승욱 BCG(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가 불참한 이유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스틸코리아 2016'은 한국 철강업계와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글로벌 과잉공급, 보호무역주의 강화 환경 속에서 철강업계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여러 발표 예정자 중 관심이 가장 많이 쏠렸던 이는 단연 오승욱 파트너였다.

오 파트너가 몸담은 BCG는 지난 5월부터 철강협회의 용역을 받아 업계 구조조정 컨설팅을 맡고 있다. 이르면 이달말까지 완성된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오승욱 파트너는 철강협회 구조조정 컨설팅을 BCG가 맡기 전인 지난 5월11일 한국금융연구원 주최 '산업구조 변화와 효율적인 기업 구조조정 체제의 모색' 세미나에서 "일본이 10년간 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의 합병 등 M&A(인수·합병)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했지만 국내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면서 구조조정 시기를 놓쳤다"며 "조선, 해운에 이어 수익성이 급락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스틸코리아 행사에서 철강업계 구조조정에 대한 BCG 차원의 컨설팅 결과를 오 파트너의 입을 통해 들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오 파트너는 행사 전날인 지난 23일 돌연 발표를 취소하고, 발표 예정이던 내용도 행사 자료집에서 빠졌다.


권오준 회장은 오 파트너의 불참 사유에 대해 "아마 좀 (컨설팅결과) 정리가 덜 된 모양이죠. 마지막으로 결론 내야 될 사항들이 확실치 않은 게 있는 모양이다"고 추측할 뿐이었다.

이에 대해 BCG 관계자는 "철강협회의 요청으로 오 파트너가 불참하게 돼, 발표 취소 사유는 협회에 문의해야한다"고 답변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당초 오승욱 파트너를 섭외할 당시에는 보고서 결론이 이 시기쯤 얼추 내려질 것으로 예상했다"며 "보고서 완료가 되지 않은 시점에서 발표에 나서는 게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BCG와 협의하에 세미나 발표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BCG의 컨설팅 보고서에 담길 예정인 업계 자율 구조조정 방안 중 일부 업체가 받아들일 '설비 감축 '인력 조정' 등 민감한 사안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오 파트너가 최종 보고서 발표 전에 업계 관계자들 앞에서 해당 사안을 언급하는 데 부담을 느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당초 오 파트너를 섭외한 것도 협회, 발표를 취소시킨 것도 협회"라며 "오 파트너가 자의적으로 판단해 불참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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