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업 분할시도…2, 3대주주 반발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 2016.08.24 06:30

물적분할 방침에 모회사 포스코 책임지는 인적분할 요구…"권오준 회장이 강조한 신기술사업 책임져야"

포스코에너지가 사업성이 불투명한 연료전지 사업부를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해 자회사로 등재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2, 3대 주주인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 계획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사업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연료전지 사업부를 물적분할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연료전지 사업부는 발전소 사업을 주로 해온 이 회사가 미래에너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2007년부터 시작한 것으로 초기엔 수소를 이용해 발전하는 고효율 발전수단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이 사업은 발전기 주요 부품인 '스택'이 품질저하 문제를 일으키면서 수익성이 급락했다. 2013~14년 2000억원대 매출을 올렸지만 이른바 전지 덩어리인 스택이 오류를 내면서 고객사들의 클레임이 증가해 역마진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매출은 705억원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정상적인 사업이 불가능해 내부에서 400명의 관련 임직원들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외부에서 보기엔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 사업을 사실상 포기한 모습이다. 하지만 회사와 경영진은 사업부를 분리해 추가 투자를 유치하면 회생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후발주자인 두산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관련시장이 5년 내에 20조원대 이상으로 커질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의 방침에 2, 3대 주주인 스카이레이크와 스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실상 실패한 사업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하면 새 회사의 지분 100%를 일단 포스코에너지가 갖게 되고 그렇게 되면 손실을 절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무적 투자자인 2, 3대 주주들은 물적분할이 아니라 인적분할 방식으로 사업부를 떼어내 주주구성을 포스코에너지와 그 모기업인 포스코가 전담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와 스틱은 리스크가 큰 신성장 사업인 연료전지업을 포스코가 기획했으면서도 실제 투자를 여력이 있는 자회사인 포스코에너지가 도맡도록 한데 대해 모기업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연료전지 사업이 실패하고 지난해와 올해 1000억원대 손실이 전이돼 포스코에너지의 상장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것도 포스코 그룹이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다.


재무적 투자자 주주들의 주장에는 스카이레이크보다 스틱이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12.86%의 지분을 보유해 7.51%인 스틱보다 지분율이 높지만 주권 형태가 상환전환우선주(RCPS)라 애초에 맺은 계약에 따라 내년 3월 원 투자금과 연이자를 더한 자금을 상환받을 수 있다. 하지만 스틱은 7.51% 지분(2012년 1624억원 투자)이 모두 보통주로 이뤄져 대주주와 당분간 불가분의 관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스틱은 당초 포스코에너지 등기임원(기타 비상무이사)으로 파견했던 구경철 부사장을 빼고 창업주인 도용환 회장이 직접 등기임원으로 나서는 초강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연료전지 프로젝트를 강조해온 권오준 회장의 경영업적에 누가 되는 이 실패를 숨기려는데 급급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정식으로 이사회에서 물적분할 등의 시도를 막겠다는 의지다.

포스코 관계자는 "연료전지는 권오준 회장이 누차 강조해온 미래 신성장 전략(TPB)에 해당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다"며 "단기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소수 지분 주주들과는 판단에 있어 다소 편차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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