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필리핀 10위권 저축은행으로 키울 것"

머니투데이 세부(필리핀)=권다희  | 2016.08.23 05:45

[금융강국코리아 2016 ⑩-2]박노택 우리은행 필리핀법인 인수위원장 인터뷰

편집자주 | 국내 은행이 해외에 뿌린 씨앗이 자라나 열매를 맺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은행은 해외에서 흑자 행진을 이어가며 순이익 비중이 전체의 20%에 육박했다.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는 지난해 말 기준 167개에 이르고 자산 규모는 992억달러에 달한다. 해외 사업이 투자의 단계를 거쳐 본격적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캐시카우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보험, 카드, 캐피탈 등 2금융권도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머니투데이는 가시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진출 현장을 직접 찾아가 금융강국 코리아의 활약상을 생생히 전달한다.

우리은행 필리핀법인 인수위원장을 맡은 박노택 영업본부장


우리은행의 필리핀 진출은 안팎으로 모두 '최초'다. 국내에선 은행이 해외 금융사를 인수해 곧바로 해외 법인을 설립한 첫 사례다. 필리핀에선 외국계 은행이 은행이나 저축은행 지분을 인수해 대주주가 된 것이 처음이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인 만큼 개척이 쉽진 않다. 그럼에도 박노택 필리핀 법인 인수위원장(영업본부장)은 "필리핀 대형 현지은행과 비교해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새로운 진출 모델, 성장 모델을 만들어나간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웰스뱅크를 5년 내에 필리핀 저축은행 10위권에 진입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웰스뱅크는 자산 규모가 약 1억7000만달러로 필리핀 저축은행 가운데 19위다. 10위권에 들려면 자산 규모를 지금보다 2배 가량 많은 약 3억달러 안팎으로 키워야 한다. 박 본부장은 "필리핀 소매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겠지만 은행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성장의 기회는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필리핀 법인이 가장 주력하는 사업은 필리핀 현지인 대상의 여·수신이다. 필리핀은 아직 은행 이용률이 낮다. 하루 소득 2달러 미만의 빈곤층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계좌유지 수수료가 존재해 은행 이용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10년 이후 가계대출 증가율이 연평균 17.6%로 기업대출(10.3%)을 웃돌며 소매금융의 성장 잠재력이 현실로 차츰 나타나고 있다. 가계대출은 2010년 이후 연평균 20.6%와 18.3%씩 늘고 있는 부동산 대출과 자동차 대출이 주도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필리핀 부의 60%를 차지하는 화교시장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앞으로 화교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차이나 데스크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근무하는 필리핀 해외 근로자들이 필리핀 본국으로 송금하는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 내 필리핀 근로자는 많게는 약 7만명으로 추산된다.

박 본부장은 "필리핀에 진출한 국내 은행 중 세부에 거점이 있는 곳은 우리은행 뿐"이라며 "현지인 중심의 영업을 펼치되 한국 기업과 교민·유학생을 대상으로 코리아 데스크 설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세부에는 필리핀에 자리잡은 대표적인 한국 기업인 한국전력 필리핀 법인의 본점이 있다. 또 세부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은 약 2만명이며 연 130만명에 달하는 한국인 필리핀 관광객 대다수가 세부를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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