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버린 프리미엄라면 열풍…농심 실적 '발목' 잡아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6.08.18 03:30

2분기 매출액 0.4%, 영업이익 49%↓…상반기 해외매출 3억 달러 돌파해

프리미엄 라면 열풍이 식으면서 농심 2분기 실적도 발목을 잡혔다.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경쟁 심화로 판매촉진비를 늘린 것이 실적쇼크로 이어졌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은 2분기 매출액 5272억원, 영업이익 124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0.4%, 49% 감소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1조953억원으로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48억원으로 14%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부진은 프리미엄 라면 열풍 원조인 '짜왕' 하락세와 맥을 같이 한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짜왕'은 '여름=비빔면 성수기'라는 등식을 깰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출시 첫해인 지난해 매출 1000억원, 누적판매량 1억 개로 라면업계 사상 최고 히트작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출시 1년을 맞은 올 4월부터 이른 더위에 프리미엄 라면 열풍이 한풀 꺾였고, 여름 비빔면 시장 공략용으로 선보인 드레싱누들까지 인기를 얻지 못해 매출이 주춤했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 짜왕 매출이 260억원을 기록했지만 올 2분기에는 짜왕과 맛짬뽕, 드레싱누들을 모두 합해도 260억원이 안됐다.

반면 비용은 늘었다. 하반기를 대비해 신라면, 안성탕면 등 기존 제품과 신제품 뚝배기면, 백산수까지 광고를 집행했기 때문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8개 분기 평균 160억원 가량 집행됐던 광고선전비가 올 2분기에 211억원 집행된 것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라면 열풍 후 시장 규모가 커졌지만,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업계 최강자인 농심까지 광고비용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1.5%에서 올 상반기 54.1%로 낮아졌다.


달콤한 감자칩 열풍이 사그라든 것도 부진요인 중 하나다. 농심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는 '허니버터칩'과 다른 알싸한 달콤함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금세 시들해지면서 올 2분기 스낵부문 매출이 5% 역신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실적부진과 관련, 신라면 등 주력 라면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농심이 15개 스낵 제품 가격을 평균 7.9% 인상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은 스택 가격 인상으로 매출 140억, 영업이익 60억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농심은 당분간 라면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프리미엄 라면 열풍이 가라앉으면서 경쟁사 라면 매출도 같이 감소해 경쟁에서 도태되는 업체가 나타날 것"이라며 "4분기가 국물 라면 성수기인데다 해외부문 실적도 좋아지고 있어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올 상반기 해외에서 3억1478만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신라면'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에서도 두 자릿수 이상 매출이 늘었다. 농심은 올 해외매출 7억2000만 달러 돌파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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