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18년간 전구 2200개 갈아 끼운 '오물놀이'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16.08.29 06:27

김칠현 삼성전기 책임의 '나눔'..18년간 '오지마을' 옥내배선 봉사

김칠현 삼성전기 책임이 농촌 마을 옥내배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기
“고등학교 때 청소년 적십자 활동을 하며 처음 봉사활동을 접했어요. 이 때 느낀 봉사활동의 보람이 지금까지 저를 이 곳 오지마을로 이끌게 만드네요”

김칠현 삼성전기 책임(45·사진)은 매년 여름 전국 농촌 마을을 찾아다니며 농가의 낡은 전선과 전구를 교체해 주고 있다. 회사에 입사한 1999년 봉화마을부터 올해 강릉 대기마을까지 18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어김없이 뜨거운 땡볕 아래서 구슬땀을 흘려왔다.

김 책임은 99년 첫 봉사활동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전기공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김 책임은 오래된 전등과 전기 배선을 교체해 누전과 전기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을 맡았다.

김 책임은 "어둡고 침침한 집에 ‘딸깍’하고 환한 빛이 집 안 가득히 채우자 형광등 한 개를 교환하기에도 힘겨운 어르신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는 것을 봤다"며 "이때 이 봉사활동을 계속 이어 나가기로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첫 농촌 봉사활동을 계기로 김 책임은 마음에 맞는 옥내배선 봉사활동 인원들과 함께 '오물놀이'라는 봉사팀을 결성했다. 다섯 명이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며 옥내배선을 하면서 즐기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봉사팀은 그때부터 매년 전국에 있는 오지마을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매년 농촌지역 10여 가구의 전선을 정비하고 전구를 교체했다. 지금까지 여기에 사용된 전선의 길이는 22Km에 달한다. 갈아끼운 전구는 2200여개에 달한다. 옥내배선 봉사활동에 사용된 전선과 전구 비용은 삼성전기가 부담했다.

“덥고 힘들긴 하지만 제가 가진 작은 재능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니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며 '나눔'을 강조한 그는 “화재 위험도 있고, 어둡고 침침하던 집이 안전하고 산뜻하게 바뀌면 내 마음도 절로 환해진다”고 말했다.

'나눔의 기쁨'을 느낀 김 책임은 단순 봉사활동에 그치지 않고 관련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한 김 책임은 현재 아주대학교 대학원에서 코칭MBA 과정을 밟고 있다.

김 책임은“사회복지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사회봉사 리더로서 역할을 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베스트 클릭

  1. 1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2. 2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3. 3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4. 4 생활고 호소하던 김호중… 트롯 전향 4년만 '3억대 벤틀리' 뺑소니
  5. 5 "사람 안 바뀐다"…김호중 과거 불법도박·데이트폭력 재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