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증도가자' 훼손 논란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 2016.08.10 14:01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현존 최고(最古) 금속활자 '증도가자' 조사 중 실수로 훼손

고려시대에 제작된,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증도가자'(證道歌字)라는 주장이 제기된 활자 5점이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조사 중 훼손됐다.

10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를 수행 중인 국립문화재연구소는 3월 1차 조사 중 활자 16점 가운데 1점의 앞면 일부가 분리되고, 4점에서는 청동 부식물이 탈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글자가 훼손된 활자는 손톱만한 크기로 글자 아래쪽 획 부분, 전체의 7% 정도가 훼손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청동 활자의 상태가 애초에 매우 취약한 상태였는데,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연구를 시작할 때 파괴분석에 대한 유물 소장기관의 동의서는 받아놓은 상황이었으나, 동의서를 받았다고 해도 실수로 인해 유물 훼손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훼손이 확인된 활자는 지난 2010년부터 증도가자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됐다. 증도가자는 보물 제758호로 지정된 불교 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인쇄할 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활자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1239년 목판본이다. 만일 논란이 이는 증도가자가 진품이라면 보물인 남명천화상송증도가보다 앞선 유물로 인정받게 된다. 금속활자로 찍은 증도가가 목판본에 앞서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금속활자로 찍은 증도가의 본을 떠서 만든 것으로 알려져왔다.

진위 논란이 일자 문화재청은 문화재 지정 신청이 들어온 금속활자에 대한 전수 조사를 결정, 이번에 문제가 된 다보성고미술의 금속활자 101점 및 국립중앙박물관 활자 1점을 조사했다. 결과는 연내에 최종 보고서로 작성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훼손된 유물은 현재는 원 소장처로 돌아간 상황"이라며 "이번 실수를 교훈삼아 앞으로 문화재 조사 시 훼손이 없도록 주의하고 관련 매뉴얼을 만드는 등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베스트 클릭

  1. 1 이 순대 한접시에 1만원?…두번은 찾지 않을 여행지 '한국' [남기자의 체헐리즘]
  2. 2 김호중 콘서트 취소하려니 수수료 10만원…"양심있냐" 팬들 분노
  3. 3 생활고 호소하던 김호중… 트롯 전향 4년만 '3억대 벤틀리' 뺑소니
  4. 4 "사람 안 바뀐다"…김호중 과거 불법도박·데이트폭력 재조명
  5. 5 '120억' 장윤정 아파트, 누가 샀나 했더니…30대가 전액 현금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