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하면 바로 장교 취업"…사관학교 가는 젊은이들

머니투데이 이슈팀 권용범 기자 | 2016.08.10 09:36

육사 31.2대1, 공사 39.0대1, 해사 29.4대1…취업난에 입학경쟁률 '사상 최고'

2017학년도 육·해·공군사관학교 입학 경쟁률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육군·공군사관학교의 경쟁률은 개교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극심한 취업난에 사관학교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사관학교 3곳의 지원자 수는 2만2658명으로 지난해 1만7359명보다 5299명(30.5%)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공군사관학교 입학 경쟁률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군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내년 입학할 공군사관학교 69기 생도(정원 205명) 모집에 역대 최다 인원인 8005명이 지원해 사상 최고치 경쟁률인 39.0대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쟁률 32.0대1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여생도 모집에는 1671명이 몰려 경쟁률이 무려 83.6대1까지 치솟았다.

77기 생도를 선발하는 육군사관학교도 310명 모집에 9659명이 지원하며 31.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개교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작년 경쟁률인 22.0대1을 크게 웃돌았다. 여생도 경쟁률은 30명 모집에 2175명이 몰려 72.5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해군사관학교는 75기 생도 170명 선발에 5003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29.4대1에 이르렀다. 사상 최고치는 아니지만 작년 경쟁률인 25.1대1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여생도(정원 17명) 모집에는 1114명이 지원해 65.5대1을 기록했다.

지난 2월19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공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68기 사관생도 입학식에서 입학생도들이 입학선서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사관학교에 지원자가 몰리는 이유는 극심한 청년 취업난과 고용불안과 연관이 있다. 이번 공사 1차 선발시험에 응시한 박모군(18)은 "대학졸업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관학교는 졸업 후 장교로 취업이 보장되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지원동기를 밝혔다.

사관학교 출신의 한 현역장교도 "졸업과 동시에 임관할 수 있다는 안정성이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6월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2%를 기록했다. 전체 실업률 3.5%의 2.6배에 달하는 수치다. 청년실업자는 전년동월대비 4000명이 증가한 41만9000명을 기록했다. 지난 6월에는 청년층 실업률이 10.3%를 기록하는 등 올 들어 5개월 연속 같은 달 대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근 공무원 시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현상도 사관학교 열풍과 무관치 않다.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김모씨(20)는 "요즘 취업이 워낙 어렵다보니 대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오전 최종합격자가 발표된 2016년도 국가직 9급 공채에는 16만4133명이 응시해 평균 39.8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달 말 원서를 접수한 '2016년 제2차 경찰공무원(순경) 채용 시험' 경쟁률은 30.6대1로 집계됐다. 2169명을 선발하는데 6만6268명이 몰리면서 경찰이 공개경쟁을 통해 순경을 선발하기 시작한 이래 지원자 수가 가장 많았다.

한편 지난 9일 육·해·공군사관학교는 1차 필기시험 합격자를 발표했다. 향후 면접, 체력검정, 신체검사 등을 거쳐 오는 10월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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