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아시아 선수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
박태환은 전날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3조 경기에서 3분43초35로 2위를 기록했다. 개인 최고기록이자 한국 신기록이었지만 3분43초32로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한 중국의 장린이 조금 더 빨랐다.
결승전은 달랐다. 박태환은 3분41초86의 기록으로 아시아 신기록과 동시에 80년 한국 수영의 역사상 첫 금메달을 조국에 안겼다. 경기가 끝난 후 그는 "어깨가 많이 무거웠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유형 200m에서는 중국 쑨양에 이어 은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메달 행진은 이어졌다. 7월29일 새벽 영국 런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400m 결승에서 3분42초06으로 2위를 차지했다. 앞선 28일 예선에서 부정출발로 실격을 당했지만 재빠른 이의제기로 판정을 번복하며 결승에 올랐다. 우여곡절 끝에 목에 걸어 더욱 값진 은메달이었다.
31일 열린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도 1분44초93의 기록으로 라이벌 쑨양과 함께 공동 은메달을 차지했다. 주종목이 아닌 200m에서도 메달을 따내자 국민들은 열광했다. 그의 '국민영웅' 타이틀은 영원할 것처럼 보였다.
2016 리우올림픽을 1년여 앞둔 2015년 3월 한국 수영의 대명사는 도핑(약물 복용) 사실이 불거지면서 한순간에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2014년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었던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이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그는 "(금지약물인지) 정말 몰랐다"며 눈물로 사죄했지만 국민들이 받은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국제수영연맹(FINA)는 18개월 징계를 내렸다. 박태환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다. 지난 3월 징계가 종료됐지만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발목이 잡혔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약물 양성 반응 선수는 징계 만료 후 3년이 지나기 전에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박태환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할 예정이다. 지난 7일 자유형 400m, 8일 자유형 200m에 출전했지만 예선탈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남은 자유형 100m와 1500m 경기에서 '한국 수영의 영웅'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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