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갤러리] 있는 그대로의 마음으로 관객에게 말걸기

머니투데이 장진우 작가 | 2016.08.08 07:00

<22> 장진우 '꽃'(2016)

편집자주 | 미술시장 사각지대에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해 고객과 접점을 만들어 주고 온·오프라인에서 관람객에게 다앙한 미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트1'과 함께 국내 신진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그림에 딸린 글은 작가가 그림을 직접 소개하는 '작가 노트'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손안의' 혹은 '책상 위'의 갤러리에서 한편의 그림을 감상하고 여유롭게 시작해보자.

장진우의 '꽃', 2016, 디지털프린트, 42 x 37 cm.

나는 디자이너로 시작해 개인적인 감성을 표현하고자 작가의 영역에 발을 들였다.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의 주문을 해석하고 설계한다. 이 과정에 사적인 감성이 어설프게 드러나면 결과물이 붕괴되거나 비난을 받기도 한다. (물론 역으로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기도 한다.)

이런 제한된 창작 환경에 있던 나는 키스 헤링이나 에곤 쉴레의 선을 사랑했다. 수많은 팝아트 작가와 그와 관련된 브랜드들에 빠져들었다. 비즈니스가 아닌,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어 작가의 심장을 달았다.

그때 그때 느끼는 감정을 제한 없이 작품에 담고 싶다. 작법은 심각하지 않다. 어쩌면 작가답지 않은 가벼움을 추구한다. 색과 선을 복잡하게 꼬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직설적인 대화를 작품으로 하고 싶다.

보는 이가 아름답다고 한다면 그걸로 좋은 것이다. 내 작품이 곁에 둘 만한 친근함을 안긴다면 감사한 일이다. 이것이 내 작업의 목적일지도 모른다. '당신도 할 수 있으니 마음껏 가볍게 보고 마음껏 직접 마음의 붓을 꺼내서 같이 그려보자'는 마음의 말을 걸려는 목적이기도 하다.


창작자와 일반인의 구분 없이, 모두가 표현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어질 때 문화도 새롭게 움직일 것이다. 쉬운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쉬움을 무시한다면 문화를 지탱하는 순수와 여유도 없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깃털같이 가벼운 것이라도 달콤한 빛을 발산한다면, 난 그 빛을 따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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