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도 손님도 없이…' 적막함만 가득한 폭스바겐 전시장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 2016.08.03 16:07

강남권 3개 전시장, 투아렉·CC 제외한 차량 대부분 사라져… "판매지침 없어, 손님 뚝"

환경부가 폭스바겐코리아의 골프, A6 등 32개 차종(80개 모델) 8만3000대가 위조서류로 불법인증을 받은 사실을 최종 확인하고 인증취소 처분을 내린 2일 서울 강남구 폭스바겐 전시장이 썰렁하다. 2016.8.2/사진=뉴스1
3일 찾은 서울 강남권 주요 폭스바겐 전시장을 채우고 있던 것은 차량도, 사람도 아닌 적막함이었다. 불과 1년 전 디젤게이트가 촉발되기 전을 떠올리면 분주함도, 영광도 사라진 지 오래된 모습이었다.

전날 환경부가 불법 인증 혐의로 아우디폭스바겐 차량 32개 차종, 8만3000대에 대해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을 내리자 전시장에는 차량 대부분이 모습을 감춘 상태였다. 지난달 25일 환경부 청문회를 앞두고 자발적 판매 중지에 나선 뒤부터 문제가 된 차량들이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한 전시장에는 차량이 1대도 없이 직원 3명만이 전시장을 지키고 있었다. 고객들을 응대하던 상담 테이블 등은 이전 그대로였지만 차량이 빠져나간 전시장을 채운 것은 공허함이었다. 방문 고객들에게 발레 주차가 가능하다고 안내하던 외부 표지판은 찾는 이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적막을 깬 방문에 영업사원이 처음 꺼낸 말은 "어느 차를 구입하고자 하느냐"라는 질문이었다. 판매가 정지된 차량을 제외하고 가솔린 모델인 CC와 투아렉 두 차종만이 신차로 구입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이 영업사원은 "투아렉과 CC 외에 차량들은 재인증받고 판매가 재개되려면 상당히 오래 걸릴 것 같다"며 "전시 차량은 판매할 수 없어 사나흘 전에 전시장에서 모두 빼냈다"고 말했다.

차량은 두 차종일 뿐이었지만 이 영업사원은 이미 등록을 마친 '골프'도 구입 가능하다고 했다. 시승차 등으로 운영할 목적으로 전시장이 등록한 차량을 중고로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는 "지난 3월에 전시장에서 등록한 골프를 580만원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며 "도로에서 돌아다닌 차량이 아니라 평택항에 보관된 차"라고 설명했다. 인기 차종의 판매가 끊긴 영업현장의 고육책이었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폭스바겐 강남 전시장의 모습./사진=박상빈 기자
'수입차의 심장부'라고도 일컬어지는 서울 도산공원 사거리에 위치한 폭스바겐 강남 전시장 역시 한산했다.

클라쎄오토가 운영하는 이곳은 지난해 7월 바로 길 건너편에 위치한 전시장에서 확장 이전한 곳이다. 한때 폭스바겐 단일 딜러사 최초로 월 1000대를 판매하기도 한 영광은 사라진 모습이었다.


이곳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전시장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차량은 단 5대밖에 없었다. 메인 전시장인 1층에는 판매 가능한 투아렉과 CC가 각 1대씩만이 자리 잡고 있었고, 전시장 입구에는 폭스바겐 올드카가 행인들의 눈길을 끌 뿐이었다. 영업사원은 3명만이 있었다.

주차장과 붙어 있는 지하 1층에는 고객명이 적혀 있던 골프 1대와 비틀 차량 1대가 있었으나, 갈 곳 없이 대기하는 듯했다. 길 건너 렉서스 전시장이 찾아오는 손님으로 발레 주차를 하거나 떠나는 고객을 배웅하는 데 분주했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한 영업사원은 "본사로부터 판매와 관련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차량이 2종뿐이라 찾아오는 고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초 전시장 역시 넓은 전시 공간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2명뿐이었다. 전시장 유리벽 한켠에 이제는 판매가 정지된 '제타'의 판촉 정보가 적혀있었다.

투아렉과 CC가 전시장 현관 근처에 자리 잡고 고객을 반겼으나, 최대 인기 차종이었던 골프는 4개 문이 모두 열린 채 방치된 듯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인근에 위치한 다른 자동차 전시장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현대차 제네시스 G80 등 신차를 앞세워 전시장을 꾸민 것과 대조적이었다.

폭스바겐 전시장의 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아우디 전시장에는 인기 차종인 A6, A7이 판매 정지됨에 따라 고성능 버전이자 판매 가능한 가솔린 모델인 S6와 S7이 전시장의 가장 중요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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