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주류·레저·유통·카드株 울상…수혜주는 미미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김은령 기자 | 2016.07.28 17:01
헌법재판소가 28일 '김영란법' 쟁점사안과 관련해 모두 합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증권가는 가뜩이나 어려운 내수경기 침체에 더욱 부담이 지워질 것이라며 주가가 급락하는 기업들도 속출할 것으로 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부정부패 금지와 관련한 법안을 시행한 국가들은 대부분 법 시행 이후 소비자기대지수가 급격히 떨어졌다.

미국은 1978년 10월 정부윤리법을 제정하면서 소비자기대지수가 당월 108.56에서 다음달 96.54로 급락했다. 2011년 7월 뇌물수수법을 발효한 영국과 2000년4월 국가공무원윤리법을 시행한 일본도 소비자 심리지수가 한동안 약세를 보였다.

국가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대부분 국가들에서 내수경기가 침체되는 현상이 공통적으로 발생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식음료, 주류, 여행·레저·골프, 유통 등에 해당하는 업종의 기업들이 다소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선물로 오가는 건강식품과 화장품 등의 분야도 타격이 예상된다. 최근 KT&G 주가가 급락한 이유를 김영란 법 여파로 설명하는 애널리스트도 많다.

KT&G는 100% 자회사 KGC인삼공사와 소망화장품 등의 계열사를 통해 발생하는 연결실적이 상당하다. 특히 KGC인삼공사는 선물세트의 비중이 20~30%에 달한다는 지적이다. 김영란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선물가격은 5만원인데, 선물용 홍삼제품 가격은 대부분 이를 넘는다.

KT&G는 이달 초 13만7000원(종가)의 사상최고가를 기록했으나 김영란법 시행이 다가오면서 주가는 현재 12만2000원(28일)로 내려 앉았다. 판매가격 인상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던 주류업체들도 주가가 크게 밀렸다.

하이트진로 주가는 3월 한 때 3만1500원을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했으나 현재는 2만3250원으로 급락한 상태고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의 상황도 좋지 않다.


명절 선물이나 고급 선물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로 백화점 등 유통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고점 대비 20~30% 가량 하락한 상태다. 신세계현대백화점은 이날도 약세를 보였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에머슨퍼시픽, 대명코퍼레이션 등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예상이다. 수요감소가 불 보 듯 뻔하다는 것이다. 가격인하에 나서 내장객을 끌어모으는 방법도 있으나 회원들의 눈치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다.

김영란법은 금융기관들에게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금융지주회사나 은행들은 대부분 신용카드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매출 기여도가 높은 법인카드나 기프트카드 사용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15년말 기준 법인카드(신용)는 815만9000장에 달한다. 사용액은 146조7878억원으로 전체 카드사용액의 23%에 달한다. 법인카드 1장당 연간 1800만원 가량이 긁히는 상황이다.

카드사별 법인카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카드가 19.4%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롯데카드, 우리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등이 뒤를 잇는다.

일부 투자자들은 김영란법의 틈새를 파고 수혜주를 찾으려고 하는데, 마땅한 업종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명절 선물, 접대 등의 단가가 제한되면서 할인마트, 소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정도다.

선물 당 단가 제한으로 오히려 수량이 증가해 포장재, 운송관련주들에 수혜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김영란법 시행이 전반적으로 소비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수혜 여부를 가늠하기 힘들다고 본다.

베스트 클릭

  1. 1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2. 2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3. 3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4. 4 BTS 키운 방시혁, 결국 '게임'에 손 댔다
  5. 5 "회사 따라 지방으로 이사 가요" 집 팔았는데…'1억' 세금폭탄, 왜? [TheT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