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효과(?)…제약사 상반기 실적 '울상'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6.07.29 03:29

한미약품 제외한 주요 제약사 영업이익 일제 감소…연구개발비 급증 탓

상반기 주요 제약사들의 실적이 일제히 악화됐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대박'을 좇아 대다수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비를 대폭 늘려 수익성이 둔화된 탓이다. 업계는 '신약 개발 올인' 현상이 지속될 경우 제약사 실적 둔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제약사 가운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증가한 곳은 한미약품이 유일했다. 한미약품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35% 급증한 28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한미약품과 함께 '제약 빅3'로 분류되는 유한양행녹십자는 물론 매출기준 업계 8위권인 동아에스티 영업이익은 일제히 감소했다. 유한양행 상반기 영업이익은 4.9% 줄어든 360억원, 녹십자와 동아에스티 영업이익은 각각 349억원, 199억원으로 18.7%, 29.8% 감소했다.

제약업계 영업이익이 줄어든 주요 원인은 연구개발비 증가였다. 유한양행은 올 상반기 연구개발에 전년보다 31.7% 늘어난 395억원을 투입했고, 녹십자와 동아에스티도 15.0%, 30.1% 증가한 490억원, 337억원을 투자했다.

제약사들의 이 같은 연구개발비 증액은 이례적 현상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에 자극받은 제약사 경영진들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확대를 지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거꾸로 한미약품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전년보다 12.8% 감소한 824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4건의 기술수출로 그동안 관련 연구개발에 투자하던 비용이 절감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가 주요 제약사들의 실적 둔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제약사들이 후보 물질 발굴부터 임상 진행, 허가 등 신약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최소 10년 이상 투자가 집행돼야 성과가 나오는 신약개발 특성상 한번 시작한 투자를 중단에 멈출수 없고, 결과적으로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실적 부담은 높아졌지만, 한국 제약산업이 신약을 통한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는 "내수시장 중심으로 발전한 한국 제약산업이 세계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이 급선무"라며 "업계 신약개발 투자는 긍정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약사들의 상반기 매출액은 국내 사업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녹십자, 동아에스티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6.9%, 18.5%, 13.8%, 7.5%씩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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