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합 1280쪽에 달하는 이 두꺼운 전기는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10대였던 소년 맥아더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소년은 전세가 불리해 아군 사상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던 전투에서 "위스콘신 연대! 돌격 앞으로!"라고 고함을 지르며 달려가 적진에 연대 깃발을 꽂았고,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 용맹한 어린 소년은 웨스트포인트 육군 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군 복무를 시작한다. 34세가 되던 해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프랑스와 라인 지구 전투에서 독일군과 싸워 큰 공을 세우고,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남서태평양 연합사령관으로 일본군과 싸우게 된다.
1944년 군인으로서 최고 계급인 육군 원수가 된 그는 1950년 한국 전쟁이 발발하자 유엔사령관이 되어 한반도를 찾는다. 낙동강에서 북한을 막아내며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국내에서는 '영웅'의 이미지로 모두에게 기억돼있지만, 사실 맥아더는 휘하의 한 장군이 "맥아더에 대해 찬양하거나 증오하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뿐이다. 맥아더에 대해서 중립적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한 것처럼 적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는 그의 성격 및 직업관과 관계가 많았다. 뼛속까지 군인이었던 그의 선택은 많은 이들의 비난을 샀다. 지금도 많은 사람에게 맥아더는 비열하고 황당하며 괴팍한, 이기적인 독재자다. '공산주의 혁명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미국 워싱턴에 모인 비무장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사살한 사건도 있었다.
"노병(老兵)은 결코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말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집단기억 속에 남아있는 더글러스 맥아더.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볼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리암 니슨이 연기한 멋진 맥아더를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보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 맥아더 1,2= 윌리엄 R. 맨체스터 지음. 박광호 옮김. 미래사 펴냄. 각각 624, 656쪽/각각 1만8000원,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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