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반도체회사 뜯어보는 이유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김명룡 기자 | 2016.07.26 18:09

세계최대 파운드리업체 TSMC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유사성 주목

투시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는 8월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한 예심청구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상장주관사들이 삼성전자, 대만 반도체 업체 등의 순익구조를 두고 분석에 한창이다. 특히 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위탁생산 구조를 적용하는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의 사업모델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TSMC는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데 바이오로직스의 주사업인 CMO(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사업이 이와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26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등 바이오로직스의 상장주관사들은 다음달 상장예심사 청구를 앞두고 증권신고서 작성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증권신고서에 포함될 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 산정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오로직스의 사업이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미래의 추정이익을 활용하는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사용해야하는데 어떤 기업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기업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2020년 매출 1조원, 2025년 매출 2조원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으며 영업이익률은 30~40%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바이오로직스의 가치는 10조원을 넘기기 어려울 수 있다. 매년 5000억원의 이익이 나는 CMO사업 1위 기업인 스위스 론자의 시가총액이 10조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당초 론자 등 바이오기업들과 가치를 비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주관사 측은 TSMC와 바이오로직스가 사업분야는 다르지만 사업모델은 유사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오로직스 거래에 정통한 IB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로직스는 실질적으로 신약 생산에 중점을 두는 회사라기보다 바이오의약품의 생산을 대행하는 회사"라며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탁생산 경험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바이오로 돌려 시작하게 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때문에 오히려 여타 바이오 업체들보다도 TSMC와 유사성이 더 높다"며 "향후 작성될 증권신고서에 이같은 내용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TSMC와 같은 파운드리업체는 생산라인을 갖추고 주문자가 원하는 형태의 반도체를 만들어 공급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모델을 갖추고 있다. 파운드리는 팹리스(반도체 설계만 하는 업체)의 수요를 모아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제조업자개발생산방식(ODM)이 가능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실제 TSMC의 지난해 매출액은 266억달러(약 30조원), 영업이익률은 약 40%에 육박한다.

바이오로직스의 비즈니스모델은 TSMC의 모델과 유사하다. 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생산해주는 것을 주요 사업모델로 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제조공정을 최적화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경쟁사들을 압도하겠다는 전략이다. 2018년까지 총 생산능력 36만리터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는 CMO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규모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은 공정기술에 따라 수율에 차이가 난다"며 "최적화된 생산기술을 보유하느냐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CMO사업은 단순 생산대행이 아니라 ODM 사업에 가깝다"며 "사업모델로 치면 대만 TSMC와 사업모델이 유사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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