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입에 풀·지우개 가학행위…'무서운 초등학생'

머니투데이 이슈팀 진은혜 기자 | 2016.07.26 10:59

'자해행위' 6학년 B양 "친구 2명으로부터 괴롭힘 당했다"

친구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초등학생이 흉기로 손등을 긋는 등 자해한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플리커

친구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초등학생이 흉기로 손등을 긋는 등 자해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 25일 경기도 시흥 A초교와 학부모 측에 따르면 이 학교 6학년 B양은 학교 등에서 지속적으로 흉기로 손등, 손목 등에 상처를 내는 등 자해했다. 조사 결과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B양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이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시스에 따르면 담임교사는 4월7일 B양이 스스로 손등에 상처를 낸 것을 알고 다음날 B양의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당시 B양은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자해했다"고 진술하고 병원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7월11일 B양은 또다시 샤프로 손등을 수차례 찍는 등 자해했고 이상행동을 의아하게 여긴 학교 측이 조사에 나서 친구들로부터 육체적·정신적으로 괴롭힘을 당해온 사실을 알아냈다.

B양은 5월16일 시흥시 갯골생태공원에서 "젤리를 줄 테니 눈을 감으라"는 같은 반 친구 C양 등 2명의 말을 듣고 눈을 감았다가 C양 등이 입에 야생식물, 소금을 집어넣어 피해를 입었다.

C양 등은 학교에서도 B양의 입에 지우개와 종이를 집어넣는 가해 행위를 반복했다.

6월15일에는 B양이 "한 남성으로부터 온 페이스북 스팸성 쪽지를 차단했다"고 말하자 C양 등 3명은 "상대 남성이 4시까지 모텔로 오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며 반복적으로 말해 B양에게 정신적 압박감을 줬다.


C양 등은 지난달 말엔 귀신놀이와 눈을 뒤집고 몸을 떠는 발작흉내를 내며 B양을 수차례 놀래켰고, 7월8일에는 B양의 치마를 들추기도 했다.

B양은 병원 진료에서 "학기 초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 3명이 풀과 소금 등을 먹이는 등 17차례 정도 괴롭혔다.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계속됐다"며 "자해한 것은 친구들을 보는 것이 짜증났기 때문이었다"고 진술했다. 또 "친구들을 보면 무섭고 자해를 하고 싶다. 죽이고 싶고 죽고 싶다"고도 했다.

한편 7월18일 열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C양 등 3명에게 서면 사과, 학급교체 등의 처분이 내려지자 B양의 부모는 사건이 은폐·축소 돼 미미한 처벌에 그쳤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B양 부모는 "C양 등이 화장실에서 옷을 벗겨 신체부위를 봤다고 딸은 진술했지만 학교에서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며 "딸은 3월 말부터 C양 등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고 점차 피해 정도가 심해졌다.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초교 관계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피해자 측이 제기한 13개 피해사례 중 확인된 객관적 사실 7개에 대해 처분통보서에 명시했다"며 "나머지 명시하지 않은 6개 사례도 종합적으로 판단해 처분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시흥교육청 관계자는 "피해학생 측의 문제제기로 오늘 담당 장학사 등 2명이 해당학교에 나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구체적으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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