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전환 3년 앞둔 판교, 한껏 오른 집값에 '갈등'…왜?

머니투데이 성남(경기)=신희은 기자 | 2016.07.27 03:42

"분양전환가 너무 비싸" vs "과도한 혜택"…서울·광교 등 판교 사례에 촉각

10년 공공임대주택이 일부 입주해 있는 서울 성남 판교신도시의 백현마을 아파트 단지 전경. /@신희은 기자.
#"애초에 정부에서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과 내 집 마련을 위해 지은 공공임대주택 아닌가요? 분양가가 높으면 살 수가 없고 결국 외곽으로 밀려나야 합니다."(판교 10년 공공임대아파트 거주민 A씨)

#"공공임대에는 서민들만 사는 줄 아는데 꼭 그렇지도 않아요. 10년 다 안 채우고 5년 지나면 분양전환해서 프리미엄 받고 팔려는 목적으로 들어온 사람들도 적잖아요."(판교 B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의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분양전환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년을 채우는 2019년까지 3년이 남은 상태에서 판교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분양가 산정 문제를 놓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6일 LH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판교 지역에는 12개 단지, 6100여가구의 공공임대주택 임차인이 거주 중이다. 전용면적 85㎡ 이하는 물론 초과 중대형 평형이 혼재돼 있다.

임차인들은 분양전환가격이 감정평가액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한 임대주택법시행규칙이 경제적 부담과 주거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감정평가액이 시세의 90%에 육박해 분양 받으려면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

판교 백현마을 2단지 공공임대 거주민 C씨는 "2년마다 꼬박꼬박 오르는 임대료를 내고 살았는데 분양전환 가격이 거의 시세 수준으로 높게 책정돼버리면 쫓겨나다시피 해야 한다"며 "공공임대를 공급한 취지가 이런 게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 단지는 공공임대 물량을 제외한 전용면적 84㎡ 매물이 8억~9억원에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과 도보 10분여 거리로 실제 최소 8억원 안팎의 가치가 있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인근 9단지 휴먼시아 e-편한세상은 전용면적 117㎡ 호가가 9억원 초반~11억원에 육박할 정도다.

반면 분양전환가가 시세보다 너무 낮게 책정되면 임차인이 10년간 저렴한 가격에 거주한 후 추가로 수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누리게 돼 과도한 혜택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이나 광교 등 인근 지역 공공임대 임차인들에게도 판교 사례는 초미의 관심사다. 판교 분양전환 갈등이 어떤 방식으로 해결되느냐에 따라 다른 곳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입주한 지 2년이 지난 광교 공공임대에 거주 중인 한 임차인은 "서울 세곡의 경우 입주할 때보다 아파트 시세가 2배 가까이 올랐고 광교도 프리미엄이 1~2억원 이상 붙었다"며 "비싼 가격 때문에 분양을 못 받고 나가게 되면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거불안을 덜어주고자 공급한 공공임대가 집값 상승을 유도한 부동산 정책과 맞물리면서 임차인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한편으론 낮은 가격에 분양을 받아 수억원의 프리미엄을 받고 팔려는 목적으로 공공임대에 입주하는 행태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결국엔 이익을 임차인이 누리느냐, 임대인이 가져가느냐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에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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