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샘의 포스트카드] 잃어버린 우산

머니투데이 김보일 배문고등학교 국어교사 | 2016.07.27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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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어찌하다 아이패드를 하나 가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완전 밥도둑, 아니 시간도둑입니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다 날 새는 줄도 모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평소 이런 저런 글을 쓰던 차에 조금은 건조한 느낌의 디지털 그림에 아날로그적 논리나 감성의 글을 덧붙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과 색이 언어의 부축을 받고, 언어가 선과 색의 어시스트를 받는, 글과 그림의 조합이 어떤 상승작용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보일샘의 포스트카드’를 보시는 재미가 될 것입니다.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보일샘의 디지털 카드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따듯한 기운과 생동감을 얻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구는 사랑을 나누기 알맞은 행성입니다. 


'어디 우산 놓고 오듯/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이 고생이구나/‘ 정현종 시인의 시 '어디 우산 놓고 오듯'의 한 구절이다. 우산만큼 자주 잃어버리는 것이 또 있을까. 술꾼이 정신줄을 놓는 것만큼이나 우산도 자주 잃어버린다. 그런데 내가 잃어버린 우산이 누군가의 가림막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나의 망각증도 꽤 쓸 만하다. 다람쥐가 나중에 먹으려고 땅속에 묻어두었다 찾아내지 못한 도토리들이 싹을 틔워 울창한 상수리나무 숲을 이룬다고 하더니, 다람쥐의 망각증이 세상에 주는 은혜에는 비할 바는 아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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