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셀프 판매중단' 첫날… 딜러들 '한숨'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16.07.25 16:24

AVK 청문회 출석 '서류 부분적 실수' 주장‥환경부 "결정적 소명 없어" 처분강행 의지

서울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사진=뉴스1
"참 답답하네요."

전국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이하 AVK) 딜러사들이 일제히 개점휴업 모드로 들어간 25일, 계열 전시장은 고객 대신 영업사원들의 깊은 한숨으로 가득찼다.

환경부는 AVK가 수입하는 폭스바겐·아우디·벤틀리의 79개 모델에 대해 인증서류 조작 혐의로 인증취소·판매중지 등 행정처분을 예고한 바 있다. AVK는 이 처분이 내려지기에 앞서 이날부터 미리 '셀프 판매중단'을 결정했다.

이미 지난 21일 AVK의 관련 서한이 나간 뒤 자발적 판매중지 소식이 언론을 통해 예고되면서 이날 대다수 전시장들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겉은 평온했으나 속은 들끓었다. 서울 소재 폭스바겐 전시장의 A 영업사원은 "평소보다 고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어쩌다 찾은 방문 고객들에게도 최근 보도에 대해 설명하고 판매 가능한 차로 안내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현재 폭스바겐에선 비주류에 속하는 'CC 가솔린'과 '투아렉 디젤' 모델 정도만 판매할 수 있다. 일부 선등록된 골프 차량까지 매물로 선보였다.

벤틀리의 경우 최고급 모델 '뮬산'을 제외한 99%(플라잉스퍼·컨티넨탈 등)가 판매 중단돼 상황이 더 심각하다. 아우디도 A6 등 주력 모델이 이 리스트에 올라 타격이 크다.

신차 등록이나 매매 계약 불허로 딜러 손발이 사실상 묶여있다보니 "대책없이 하루종일 자리만 지키고 있는 것도 고역"이라는 탄식이 쏟아진다. 폭스바겐의 B 영업사원은 "일단은 한두달 정도까지는 지켜보자는 얘기가 많다"며 "사태가 장기화 된다면 판매 인센티브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영업 사원들에게 한계가 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 개선이 없다면 엑소더스 현상이 본격화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에선 본사가 더 적극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한다. 이미 올 하반기 실적에 대해선 기대를 내려놓는 분위기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한시간 동안 인천 국립환경과학원에선 이번 행정처분과 관련한 환경부 청문회가 비공개로 열렸다. 이날 AVK의 자발적 판매 중지도 "청문회에 성실히 임하겠으니 선처를 해달라"는 시그널을 환경부에 전한 것이다.

요하네스 타머 AVK 총괄사장은 이날 청문회에 대형 로펌인 김앤장·광장 소속 법률 대리인들을 대동해 "서류에 '부분적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서류와 달리 실제 배출가스 인증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환경부는 여전히 "관용은 없다"는 강경한 태도다. 한 환경부 관계자는 "사태의 심각성을 면밀히 판단해 정부가 이미 판단을 내린 부분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정부의 판단을 바꿔야 할 만큼 핵심 소명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처분 강행 의사를 내비쳤다.

행정처분은 오는 29일 확정될 예정이다. AVK가 재인증 신청에 나서더라도 환경부가 한층 엄격한 심사 의지를 밝히고 있어 이 또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다. 때문에 AVK가 극단적인 경우 행정소송 등 법적조치를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타머 총괄사장은 이에 대해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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