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주식형 펀드에 등 돌린 투자자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6.07.22 16:12

외인 12일 연속 순매수에도... 개미 "주식형 펀드보다 안전자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전화위복이 된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가 6거래일째 2000대를 사수했다. 하지만 2000선 위에서 쏟아지는 개인과 기관 매물을 흡수할만큼 외국인 순매수가 충분하지 않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88포인트(0.09%) 내린 2010.34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2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15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개인이 1200억원을 순매도하며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한국 증시의 유동성 장세는 신흥국 증시 자금 유입에 의한 것이지 한국 경기와 펀더멘탈 개선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내국인이 느끼는 한국 경제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2000선 위에서는 지수가 추가 상승하기 어렵다는 자신감 약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2000에서 또 악화된 투심=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가 6거래일째 2000대를 사수했지만 투자자들이 느끼는 시장의 분위기는 강세장과 거리가 멀었다. 최근 삼성전자의 독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면서 삼성전자 외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체감 지수는 훨씬 낮게 느껴진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로 코스피가 강세를 보였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약세장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며 "브렉시트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날로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초부터 7월19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각각 3조8034억원과 465억원이 유출됐다. 반면 채권형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로는 18조4122억원과 33조1713억원이 유입됐다. 위험자산을 팔고 안전자산을 사는 흐름이 뚜렷하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부동자금이 증가하며 MMF 설정액은 사상 최대치인 127조원을 넘어섰지만 투자자들은 섣부른 위험자산 투자를 꺼렸다. 2011년 이후 6년째 박스권이 지속되면서 형성된 학습효과와 주식형 펀드 수익률에 대한 불신이 증시 자금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부장은 "개인의 직접 투자자금이 증시에서 이탈하는 것 같지는 않으나 간접 투자에 대한 불신으로 주식형 펀드 환매는 계속되고 있다"며 "펀드 투자에 대한 장기적 성공 경험의 부재가 결국 주식형 펀드 이탈로 귀결된 것이다"고 판단했다.

◇유동성 장세 언제까지=외국인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일인 6월24일이후 3거래일간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브렉시트로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순매수로 돌아선 뒤 7월6일 하루를 제외하고 17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존한 상황에서는 경제지표가 충분히 개선되기 전까지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때문에 글로벌 경제지표 호전과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가 점점 후퇴하는 흐름도 관찰되고 있다. 브렉시트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자 영란은행과 유럽중앙은행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기존 부양책을 유지하는 선에서 그쳤다. 또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은 유동성 장세가 이어져도 박스권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순매수에도 기관 환매가 지수의 발목을 잡는 한 박스권 돌파는 어렵기 때문이다.

김학균 부장은 "지난 2013년 외국인이 42일 연속 사상 최장 순매수를 기록했을 때도 코스피는 박스권 돌파에 실패했다"며 "국내 투자주체들의 시각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순매수만으로는 박스권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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