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욕실에 깔린 카펫, 샤워는 어찌 하나요?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 2016.07.23 05:00

[신아름의 시시콜콜]

건식 욕실 이미지
최근 프랑스 파리로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이모(36)씨는 현지에서 렌트해 묵었던 아파트의 욕실에서 생경한 경험을 했다. 항상 물에 젖어있어 슬리퍼가 필수인 한국의 욕실과 달리 이 씨가 빌린 아파트의 욕실 바닥엔 두툼한 카펫이 깔려있어 맨발로 다녀야 했던 것. 이 씨는 "아파트 주인이 욕실 카펫이 젖었다는 이유로 차후에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샤워할 때 밖으로 물이 튀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며 "다소 불편하긴 했지만 바닥에 물기가 없어 쾌적한 느낌을 주고 욕실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나지 않는 점은 좋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 씨의 경험은 유럽의 욕실이 우리와는 달리 '건식'(乾式)인 데서 비롯된다. 건식이란 물이나 액체 따위를 쓰지 않는 방식을 뜻한다. 이를 욕실에 그대로 대입해보면 물을 사용하지 않는 욕실을 지칭하는 말이 된다. 물론, 씻고 용변을 보는 욕실에서 물을 아예 쓰지 않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대신 욕실이라는 공간 안에서 '물'의 존재를 최소화하는 건 가능하다. 정해진 구역에서만 물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바닥 배수구를 없앤 뒤 그 위에 카펫을 깔고, 샤워부스를 따로 마련해거나 욕조엔 샤워 커튼을 다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물 사용이 최소화되는 만큼 건식 욕실에서는 전자식 비데의 사용도 한층 더 수월해진다.

건식 욕실과 달리 물 사용에 보다 관대한(?) 것이 '습식'(濕式) 욕실이다. 우리나라 욕실이 대표적인 습식이다. 세면대, 욕조는 물론, 천장에 대고 물을 뿌려도 무방하다. 세수나 샤워를 할 때 욕실 바닥으로 물이 튀진 않을까 걱정하지 않고 마음 편히 물을 써도 된다. 흘러내린 물은 바닥 배수구를 통해 배출된다. 대신 365일 물에 젖어있는 욕실 내부는 특히 여름이면 높아진 외부 습도와 만나 더욱 눅눅한 느낌을 주고 곰팡이 등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이 된다. 자칫 관리가 조금만 소홀해도 습식 욕실에서 바닥이나 벽타일 사이 줄눈에서 검은 곰팡이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건식 욕실을 찾는 수요가 차츰 늘어나는 추세다. 사용 시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고 유지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 보다 더 쾌적하게 욕실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건식 욕실 내부는 벽지로 도배도 가능하고, 나무로 된 수납장과 디퓨저 등 소품으로 공간 꾸미기도 가능해 인테리어적으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모든 일엔 반대급부가 따른다는 진리는 욕실에도 예외가 아니다. 사용시 편한 습식이냐, 쾌적함과 예쁜 디자인의 건식이냐.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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