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뭐하지"…헤드헌터가 말하는 '4050 재취업 10계명'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 2016.07.23 08:55

[VIP스페셜] '평생직장' 사라진 시대…헤드헌터에게 길을 묻다①

편집자주 | 평생직장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평생직업도 보장되지 않는다. 퇴직 후에도 구직시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중장년층이 수두룩하다. 재취업 고민은 세대를 막론한다. 2030세대 직장인들의 과반수가 이직 고민 경험이 있다는 조사도 있다. 취업이 평생고민이 된 시대, '채용전문가' 헤드헌터에게 길을 물었다.

임원 헤드헌팅 및 리더십 자문 업체인 패스파인더의 김재호 대표(52)는 10년차 헤드헌터이자, 스스로도 헤드헌팅 성공사례다./ 사진=김휘선 인턴 기자
"50살 전에 죽는다고 하더라고요. 평생직장으로 생각한 곳을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했죠."

4년간 미국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니 의사의 경고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심장이 안 좋다는 진단이었다. 평생 기자로 살려다가 갑작스레 새로운 길을 찾게 됐다. 기회는 우연히 왔다. 일자리를 찾으려고 이력서를 넣은 헤드헌팅 회사로부터 헤드헌터로 일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임원 헤드헌팅 및 리더십 자문 업체인 패스파인더의 김재호 대표(52)는 10년차 헤드헌터이자, 스스로도 헤드헌팅 성공사례다. 조선일보 경제부 기자 출신인 그는 조선일보 뉴욕특파원, 경제부 정책·금융·증권 팀장을 거치며 13년 동안 한 직종, 한 직장에 몸담았다.

◆기자에서 헤드헌팅 업체 CEO로

얼떨결에 헤드헌터가 됐지만, 다행히 기자 경험이 헤드헌터 업무와 잘 맞았다. 기자일 때 쌓은 각계 CEO, 임원 인맥은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헤드헌팅 업무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구직자 인터뷰도 기자시절 인터뷰하던 경험 덕분에 어렵지 않았다. 평판 조회 업무에는 취재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었다.

기자 경험뿐 아니라 대한투자신탁 펀드매니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금융부분 자문가로 짧게 활동한 경험도 김 대표가 헤드헌터로 성공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자신만의 경험을 잘 살린 그는 세계적 헤드헌팅 업체인 하이드릭&스트러글스에서 재직한 8년 중 5년 동안 한국법인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헤드헌터를 평생직업으로 택한 김 대표에게도 평생직장 고민은 있었다. "100세 시대라는데, 70살까지는 일하고 은퇴해야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국내 기업 어디를 가도 70세까지 고용을 보장해주는 곳은 없잖아요. 그래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죠."

◆만남부터 적응까지…헤드헌터, 기업과 인재의 '가교'
김재호 대표가 지난해 신설한 패스파인더는 국내 30대 기업과 외국계 회사의 CEO와 임원급 헤드헌팅을 전문으로 한다./ 사진=김휘선 인턴 기자

김 대표가 지난해 신설한 패스파인더는 국내 30대 기업과 외국계 회사의 CEO와 임원급 헤드헌팅을 전문으로 한다. 일방적으로 기업이 요구하는 인물을 찾아주기 보다는 같이 고민하고 전문적인 조언도 나눈다. 기업은 보다 넓은 인재정보를 얻는 동시에 채용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업과 인재의 매칭이 성사 돼도 헤드헌터의 일은 끝나지 않는다. 구직자가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고 있는지 살피고, 기업과 인재 양측의 애로사항을 점검하는 일까지 헤드헌터의 업무다.

새로운 조직원의 적응에는 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좋은 인재를 뽑았으면 그가 적응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지원하는 일이 중요해요.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배타적 문화를 경계하고 멘토, 스폰서를 붙여줘 낯선 문화에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채용된 개인의 자세도 중요하다. "보통 경력직으로 들어온 사람들의 연봉과 직급이 높은 편이라 기존 조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어요. 이럴 때 일수록 채용된 사람이 겸손한 자세로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기업은 끊임없이 전문가를 찾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직장을 찾는다. 헤드헌팅 시장이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 대표는 "100세 시대에는 헤드헌팅 시장도 커지고, 헤드헌터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며 '100세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으로 '전문성'을 강조했다.

"100세 시대에 대비해 미리 경력 관리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자신만의 전문 분야가 있다면 그를 찾는 사람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수요에 대비해 전문성을 키워놓으면 70~80대 까지도 일하며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은퇴한 사람들의 '전문성'을 방치하는 건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니까요."

◆헤드헌터가 말하는 '4050 구직 성공 Tip'
"50대는 재취업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헤드헌팅을 해보니 채용에 불가능이란 없더라고요. 노력만 한다면 채용 가능성은 충분히 높아집니다."

김 대표와 이날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박상용 소비재 부문 대표는 '4050세대를 위한 구직 성공 Tip'을 전했다.


1. 눈높이를 바꿔라.
하고 싶은 일, 이전에 종사한 산업과 업무에 국한된 자리만 찾지 말고 업종 불문 '할 수 있는 일'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2. 발품을 팔아라.
주변에 많이 알리고, 시장 동향을 파악해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야 한다.

3. 자신의 강점과 단점을 파악하라.
자신의 전문성을 잘 파악해야 스스로를 잘 포장해서 알릴 수 있고, 잘 맞는 직종과 직장을 찾기도 수월하다.

4. 미래를 대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동창, 동료, 사업상대 등 과거 지향적 네트워크는 새로운 환경에서 유용하지 않다. 미리부터 다른 업종의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 기회를 만들면 좋다.

5. SNS를 활용하라.
헤드헌팅 회사뿐만 아니라 기업체 채용 담당자들이 즐겨 찾는 링크드인,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경력을 올려놓으면 구직에 도움이 된다.

6. 경력 단절을 최소화하라.
퇴사 후 3개월 내 이직이 이상적. 시간제, 임시직이라도 하면서 경력 단절을 최소화해야 한다.

7. 혼자 고민하지 마라.
과거에는 이직이 매우 드문 일이었으나 이제는 일상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사안이다. 고민을 나누는 데 망설일 필요가 없다.

8. 이력서를 항상 관리하라.
이직 결심 후 이력서를 작성하지 말고 미리 작성해두면 좋다. 매년 업데이트하면서 스스로를 평가하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다.

9. 이력서는 실적 중심으로 써라.
'무엇을 했는가'가 아닌 '어떤 성과를 냈는가'를 위주로 기술해야 한다.

10. 구인기업을 연구하라.
4050세대 구직자는 면접 자리에서 회사에 대한 이해보다는 본인의 경험과 경력을 내세우기에 급급하다. 이런 모습은 회사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으로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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