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력 떨어지는 55세?…내일 무대에서 직접 증명해줄 터”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6.07.21 18:37

[인터뷰] 22일 ‘지산밸리 록페스티벌’ 무대 오르는 레드핫칠리페퍼스

21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레드핫칠리페퍼스. 여전히 '악동 기질'을 지닌 멤버들은 "내일 무대를 기대해달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제공=CJ E&M

멤버 4명 중 3명의 평균 나이가 55세지만, 그들은 여전히 ‘악동’ 같았다. 기자의 비교적 긴(?) 질문이 이어지자, 드러머 채드 스미스가 못 참겠다는 듯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옆에 있던 베이시스트 플리가 맞장구를 치며 함께 깔깔대기 시작했고, 급기야 멤버 모두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채드는 ‘이제 마지막 질문’이라는 기자의 말을 듣고서야, “탱스 갓”(Thanks God)하며 웃음을 그쳤다.

21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서 록밴드 레드핫칠리페퍼스(RHCP)는 격식을 차리지 않는 무대에서처럼, 근사한 호텔 회견장에서도 자유분방한 모습을 어김없이 선사했다.

이들은 22~24일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열리는 ‘2016 지산밸리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첫날 무대(22일 오후 10시) 헤드라이너로 오른다. 본능적 감각의 퍼포먼스와 대중적 선율, 강력한 리듬이 어우러지며 관객과 혼연일체가 될 무대로 기억될 듯하다.

14년 전 첫 내한공연을 펼쳤던 이들에게 ‘그때와 똑같이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펼칠 수 있는가’라고 물었더니, 앤소니 키에디스(보컬)가 “내일 공연이 직접적 증명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앤소니는 “야수처럼 포효하는 본능적인 무대가 아직 조금 남아있을 것”이라며 “공연하다 (기자가) 눈에 보이면 조금 더 힘을 내겠다”고 했다.

22일 지산포레스트 리조트에서 14년 만에 내한무대를 여는 레드핫칠리페퍼스. 왼쪽부터 플리(베이스), 채드 스미스(드럼), 앤소니 키에디스(보컬), 조시 클링호퍼(기타). /사진제공=CJ E&M



잘 알려졌다시피, 이들의 ‘악동 기질’은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인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들은 비틀스를 패러디해 영국 애비로드에서 알몸에다 ‘거시기’를 양말로 덮어씌우고 찍은 사진을 앨범 재킷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똑같은 모습으로 99년 우드스톡 무대에서 실제 공연을 펼쳤다. ‘이번에 혹시 그런 퍼포먼스가 있느냐’고 묻자, 멤버들은 존 프루시안테 대신 들어온 새 기타리스트 조시 클링호퍼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플리는 “조시가 '우리 ‘그거’ 한번 해보자'고 얘기하는데, 밴드에 들어온 이유가 그것 때문인 것 같다”고 웃은 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선뜻 결심하기 어려워진다”고 ‘해명’했다.

이날 입국한 멤버들은 한국의 곳곳을 돌아다녔다. 채드는 “14년 전 공연 끝나고 마사지를 받았는데, 한국 안마에 감탄했다”며 “이번에 다시 받아볼 생각”이라고 했다. 14년 전 신비롭고 몽환적인 나라로 기억하던 플리는 동대문 주변을 돈 뒤 한국의 실체를 확인했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고궁을 방문한 앤소니는 “고요하고 신비롭다”고 평가했다.

최근 5년 만에 선보인 11집 ‘더 겟어웨이’(The Getaway)에 대해서 멤버들은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 쓰는 새로운 프로듀서 때문에 힘들었다”며 “하지만 새로운 성장과 실험을 하고 싶어 이 길을 과감히 택했다”고 말했다.

예정된 20분의 인터뷰 시간이 끝나갈 무렵, 플리가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는 기사에 꼭 넣어달라고 했다. 문신 때문에 사우나 입구에서 제지를 당했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55세 ‘형님’의 발끈 발언이 걱정됐는지, 37세 ‘동생’ 조시가 훈훈하게 마무리 멘트를 날렸다. “내일은 마법 같은 순간이 찾아올 거예요. 오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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