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항곤 성주군수와 군민 2000여명으로 구성된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원회'는 2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평화를 위한 사드배치철회 성주군민결의대회'를 열었다.
군민들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버스 50여대를 나눠 타고 상경해 서울역 광장에 모였다. 집회는 오후 2시쯤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집회 막바지 김 군수와 군민 대표는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국회로 향했다.
광장에 모인 군민들은 가슴마다 파란리본을 달고 거주 지역이 적힌 이름표를 목에 걸었다. 사드반대집회에 성주군민 외 '외부인이 개입해 평화적 시위를 방해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면서, 이를 경계하는 취지로 마련했다. 또 손에는 작은 태극기와 '사드배치 반대' 문구가 적힌 파란 플래카드를 들었다.
투쟁위 관계자는 "'평화적' 집회를 강조하기 위해 리본과 플래카드를 파란색으로 준비했다"며 "붉은색은 너무 투쟁적이고, 검은색은 너무 우울해 보인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란 리본 2000개는 성주 군민들이 직접 만들었다.
집회 도중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태권도협회와 해병전우회 등 군민 250여명은 질서유지 활동을 했다. 경찰은 45개 중대 3700여명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또 시민들에게 성주군민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거둬줄 것을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외부 선동이나 사주로 소리지르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방관자 입장에서 책임없이 비난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특히 김 군수는 이날 삭발과 함께 사드배치 반대 운동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 군수는 "우리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순수한 행동을 지역이기주의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외부 세력 운운하며 성주를 고립시키는 태도에 참담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주 대표로서 대통령을 만나 5만 성주 군민의 애절한 마음을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군민들도 난생 처음으로 참가한 상경 집회에 적잖이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다. 대가면에 사는 한 군민은 "이런 일 때문에 서울에 오게될 줄은 몰랐다. 갑작스러운 사드 배치에 당황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성주읍에 사는 군민은 "다같이 뜻을 모아 평화적 시위를 이어가면 사드 배치가 철회될 거라고 믿는다"며 "일부 언론에서 성주를 나쁘게만 보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성주의 순수한 마음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밖에 다수 군민들은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인터뷰를 꺼리는 모습이었다.
한편 지난 13일 정부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주를 최종 결정된 이후 성주 군민들은 지속적으로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성주군청 앞에서는 매일 저녁 촛불집회가, 서울 국방부 앞에서는 1인 시위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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