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년 전 오늘… 오렌지 밭에 '디즈니랜드' 탄생하다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 2016.07.17 06:11

[역사속오늘] 개장일 위조표 돌며 사람 몰리고 시설 고장도… '검은 일요일' 표현 등장

디즈니랜드./사진=픽사베이
"디즈니랜드에선 과거에 대한 추억으로 나이를 잊을 수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젊음을 되살릴 수 있다."(월트 디즈니)

만화 제작자인 월트 디즈니는 어느 날 딸과 함께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의 작은 놀이공원을 방문했다. 하지만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놀이 기구를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했고 지저분하게 버려진 쓰레기 때문에 얼굴이 찌푸려졌다.

실망한 디즈니는 직접 테마파크를 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덕 등 디즈니 만화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직접 만날 수 있고 동화 속 궁전이 그대로 재현된 곳. TV 속 꿈과 환상의 나라인 디즈니랜드가 현실로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디즈니랜드는 완벽한 세계여야만 했다. 이 공간에서 만큼은 남녀노소 누구나 현실의 어려움을 잊을 수 있고 환상의 세계에 빠질 수 있어야 했다. 놀이 시설과 건물들은 물론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놀이공원 개장 전 '디즈니대학'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매표원에서부터 안내원, 청소원 등 모든 직원들에게 연극배우처럼 일하도록 교육했다. 이들은 수백개의 매뉴얼을 암기했고 옷차림까지 만화 영화 속 캐릭터와 똑같이 행동했다.

그리고 마침내 1955년 7월17일. 세계 최대 규모의 놀이공원 디즈니랜드가 문을 열었다. 이 곳은 1년 전만해도 오렌지를 경작하던 밭이었다.


디즈니랜드 개장은 국민적 행사였다. 디즈니랜드의 투자자인 ABC가 90분간 개막식을 생중계했고 미국 인구의 절반이 이를 시청했다. 하지만 이날은 동시에 디즈니랜드의 재난의 날로 기록됐다. 6000장의 정식 초대장 외에도 위조된 표가 돌아 2만8000명 이상의 인파가 놀이공원에 몰렸기 때문이다.

일대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완공되지 않은 놀이기구는 인파를 감당하지 못했다. 엄청난 더위는 아스팔트를 녹였고 가스가 새고 분수도 고장났다. 재난을 상징하는 '검은 일요일'이라는 말은 디즈니랜드의 개막식에서 탄생됐다.

하지만 역시 디즈니랜드는 세계적 명물이었다. 점차 규모도 커지고 방문객도 늘어나면서 현재는 매년 1400만 명의 방문객이 30억 달러를 쓰고 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놀이공원이 됐다. 지금까지 디즈니랜드를 방문한 사람은 7억 명으로 추산된다.

이후 디즈니랜드는 플로리다에 이어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홍콩, 중국 상하이 등에 건립됐다. 한 때 한국 진출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협상이 이뤄지지 못했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3. 3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