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 '덜주고 돈 더받은' 광동 비타500, 약사들 폭발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6.07.14 15:50

거래장에 실제 공급량 부풀려 표기, 약사들 속이고 물량 빼돌린 정황

광동제약이 약국을 상대로 '비타500' 납품 물량보다 많게끔 거래장을 부풀려 약국에 손해를 끼치고 약국 전용 제품 일부를 일반 유통 시장에 빼돌렸다는 의혹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부산의 한 약국 약사는 최근 광동제약으로부터 공급받은 비타500 수량과 거래장에 기재된 숫자가 다른 점을 확인하고 지역 약사 커뮤니티에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약사는 광동제약 영업사원이 약국 창고에 비타500 상자를 다수 들여다 놓은 뒤 거래장에는 공급량보다 더 많은 수를 기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약사가 오랜 세월 거래를 통해 영업직원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거기서 비롯된 믿음을 토대로 공급 물량을 일일이 따지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약사는 더 나아가 영업직원이 거래장에 적힌 숫자를 독단적으로 바꾸는 등 거래원장 조작 행위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거래장 숫자와 달리 약국에 덜 공급된 물량은 특정 유통 채널로 빠져 나가는 정황도 한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약국에 공급됐어야 할 비타500이 약국이 아닌 곳에 팔리면서 광동제약이 의도적으로 물량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예를 들어 약국에는 10개 비타500 상자를 공급하고는 약사도 모르는 사이 거래장에 12상자로 기록한 뒤 제3 시장에 2개 상자를 팔아왔다는 것이다. 문제의 2개 상자는 일종의 비과세 순수익이었던 셈이다.


대한약사회는 전국 약국들에 광동제약과 지난 1년간 거래 내역을 꼼꼼히 살펴본 뒤 의심스런 부분에 대해서는 약사회에 전달해달라고 공지를 한 상태다. 문제점이 전국 곳곳에서 발견된다면 일부 영업직원들의 단순 일탈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게 약사회 시각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사들을 기만해가며 부당하게 올린 수입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이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이달 말까지 현상을 파악한 뒤 필요할 경우 손해배상 청구나 탈세 혐의로 고발 내지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이번 사건에 분노한 약국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광동제약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광동제약에 따르면 지난해 약국을 통해 거둔 비타500 등 건강드링크 매출액은 223억원으로 전체의 3.9%에 머물렀다. 그러나 약국들이 광동제약 제품 전반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일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광동제약의 약국 전체 매출액은 725억원(12.6%)에 달했다.

광동제약은 내부 조사를 통해 관련 직원을 처벌하고 피해 약국에 보상하겠다며 대응에 나섰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철저한 전산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인적관리 시스템을 보완해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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