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에 갈라진 김종인-문재인, 수습나선 우상호

머니투데이 최경민 배소진 기자 | 2016.07.13 17:49

[the300](종합)文·민평련, 金에 '반대 당론' 압박…논의위한 원내 위원회 설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오론쪽)와 문재인 전 대표. 2016.1.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진통을 앓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사드 배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배치 차체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김종인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향후 당의 입장 정리에는 사드 반대론자인 우상호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나서기로 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드에 대해 "재검토와 공론화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론으로 사드 배치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사드 배치가 국회 동의 없이 소파(SOFA)협정 내에서 정부 간 협의로만 이뤄진다면 국회 차원의 소파협정 개정문제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서는 본말전도, 일방결정, 졸속처리 등을 3대 잘못으로 규정했다. 문 전 대표는 "먼저 국익을 충분히 고려한 종합적인 북핵문제 해법을 마련하고 그 틀 속에서 사드문제를 비롯한 종합적인 위기관리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측 관계자는 "야권 지도자 가운데 누군가 책임있는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국회와 자당에 대해서도 정파적 입장을 떠나 초당적 해법과 역할을 당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민주가 사드와 관련해 '책임있는' 반대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도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날 민평련계 전·현직 의원 23명은 당이 사드에 대한 반대 입장을 확정하고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기국회 예산편성 과정에서 사드 관련 예산을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와 입장의 궤가 같았다. 민평련 의장인 설훈 의원은 "의원총회를 열어 당의 입장을 정리하고 대외적으로 우리 당 입장이 어떻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사드 배치의)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종인 대표는 사드 배치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드 문제로 단편적으로 싸우고 찬성이냐 반대냐는 그런 논리로 다룰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경우 사드 배치 결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되, 반대 당론을 확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선정국에서의 실익을 얻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김 대표도 이번 정부의 사드 결정에 부정적인 것은 확실하다"며 "다만 이것을 당론으로 반대하는 게 옳은 결정 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문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 "문재인 전 대표 발언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을 하냐"며 "사드를 재검토하라고 한다고 그게 재검토가 되겠나"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사드 배치 시 국회 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6.7.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만 김종인 비대위가 유지해온 입장이 당 차원에서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과거부터 사드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온 우상호 원내대표의 주도 아래 사드 배치와 관련한 당의 입장을 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날 비대위는 비공개 회의를 통해 '사드대책위원회'를 원내대표 산하에 설치하기로 했다.

사드대책위원회는 사드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와 대책 마련을 위한 기구다.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위원회를 끌고 나가며 사드 관련 당내 의견 조율과 현안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사드 반대 당론 결정, 국회 비준 동의 여부 등이 논의될 것이 유력하다. 김종인 대표도 이같은 문제에 대해 "원내에서 다뤄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비대위 회의에서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우상호 원내대표의 책임 하에 국방, 외교통일, 경제 관련 상임위 의원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우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 결정의 문제점과 대책을 따져 묻기 위한 국회 긴급현안질문 일정도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이재경 대변인은 "당차원 기구로 할 것인지 원내 차원의 기구로 할 것인지 논의했고, 원내 차원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며 "우리당 원내대표가 다른당 원내대표와 협의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논의하자는 취지다. 아무래도 국회 원내에서 다루는 것이 여러면에서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고, 좀 더 책임있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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