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아 보증금 돌려줬어요"…'역전세난'에 집주인들 '발 동동'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16.07.13 08:01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사진=머니투데이DB
"전세 물건이 쌓였어요. 골라서 갈 수 있어요."(노원구 상계동 주공10단지 인근 B공인중개소)

서울에도 전세난 예외지역이 있다. 서울 노원구와 송파구는 인접 신도시의 입주 효과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세입자를 찾지 못해 집주인이 발을 굴러야 하는 역전세난이 펼쳐지고 있다. 줄어든 수요에 전셋값도 자연스레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1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노원구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4월 마지막주 보합을 기록한 뒤 소폭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면서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송파구 전셋값은 5월 마지막 주 0.03%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 21주 동안 하락과 보합을 반복했다. 서울의 전셋값이 2012년 8월 이후 196주 연속 상승 중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노원구는 상계동 주공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공급량이 수요를 웃돈다는 게 지역 공인중개소의 설명이다. 물건은 계속 나오는데 수요가 줄다 보니 집주인이 오히려 전세계약 만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공10단지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올 초부터 전세 계약은 잘 안되는데 매물은 계속 나오니 전세가 쌓이고 있다"며 "기존 세입자가 나가기 전까지 새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빼 준 집주인도 더러 있다"고 전했다.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전셋값이 갈수록 오르는 탓에 차라리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오히려 역전세난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노원구의 올해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지난 3월 1078건에서 지난달 827건으로 줄어들었지만 같은 기간 매매량은 690건에서 1015건으로 급증했다.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노원구 아파트 거래건수는 4404건으로 서울 자치구 중에서 가장 많다.

노원구 중계동의 M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매로 나온 물량이 적어 상대적으로 전세 구하기가 쉬운 상황"이라며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많이 전환됐다"고 말했다.


인근 구리 갈매지구가 최근 입주를 시작하면서 일부 세입자가 빠져나간 것도 역전세난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5~6월 갈매3단지 1075가구와 구리갈매 더샾 나인힐스 857가구가 나란히 준공된 이후 상계·중계동 세입자들의 이주가 잦았다고 공인중개소들은 전했다.

송파구 역시 인근 신도시의 영향으로 역전세난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위례신도시에 5785가구(임대 포함), 하남 미사지구에 2817가구가 새로 준공됐다.

송파구 신천동의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세입자들이 위례와 미사지구로 많이 빠져나가면서 잠실 일대 오래된 아파트 위주로 전셋값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말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가격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역전세난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계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소에서는 "여름철 비수기라는 영향도 있지만 신도시 이주수요와 매매 전환수요가 겹치면서 전세 공급은 당분간 부족할 것 같지 않다"며 "그래도 전세 수요는 꾸준히 있어 어느정도 균형은 갖춰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천동의 공인중개소에서도 "잠실주공 5단지나 장미, 진주, 미성 등 재건축이 진행되면 전세 찾는 사람들은 더 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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