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의 두산', 구조조정 끝…M&A로 성장 가속 시작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 2016.07.12 15:35

지난해부터 이어온 구조조정 작업 마무리...ESS 등 미래먹거리 사업화 착수

박정원 두산그룹 신임 회장이 지난 3월 28일 서울 강동구 길동 DLI연강원에서 회장 취임식을 갖고 현장경영 강화, 재무개선 등 경영 목표를 밝히고 있다. /사진=두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 3달만에 첫 M&A(인수합병)에 착수하며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력감축, 재무구조 개선 등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됐다는 의미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30일 ESS(에너지저장장치)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원에너지시스템즈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12일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인수 직후 원에너지시스템즈의 사명을 두산그리드텍(Doosan GridTech)으로 변경했다.

2011년 설립된 원에너지시스템즈는 ESS 관련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했으며, 자체 개발한 ESS 컨트롤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북미 전력 업체에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인수로 ESS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컨트롤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게 됐으며 ESS의 설계, 설치, 시운전 등의 과정을 일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ESS는 글로벌 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규모도 확대되고 있어 관련 업계의 전망도 밝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0년까지 ESS 분야에 4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지난 5일 밝힌 바 있다.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매년 20% 이상씩 성장해 2025년쯤에는 1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글로벌 ESS 시장 공략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며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국내와 북미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동남아와 유럽 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인수는 박정원 회장 취임 이후 첫 M&A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두산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지난 2년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벌여왔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은 KFC, 두산동아 등 비주력계열사 매각을 시작으로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벌여왔으나 지난해 그룹 기준 1조7000억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구조조정 속도를 높였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주력계열사 대규모 희망퇴직에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부문, 두산인프라코어 프랑스 자회사 몽타베르, 방산업체 두산DST가 팔렸다. 보유중이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4.99% 등도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다.

하반기에도 두산밥캣 상장, 두산건설 HRSG(배열회수보일러)사업부 매각 등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2014~2016년 구조개편 작업을 통해 확보한 자금만 3조원이 넘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이 저연차 사원 희망퇴직 등으로 사회적 비판을 감수해가면서까지 두산그룹 구조개편을 마무리한 덕분에 박정원 회장 체제에서 신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라며 "유동성 확보로 급한 불을 끈 두산그룹이 향후 M&A시장에서 또 다른 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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