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애플"…'어른들이 더 신난' 어린이 알파벳 책

머니투데이 박은수 기자 | 2016.07.08 07:54

[아이가 꿈꾸는 서재] <2>'알파벳 북'(Alphabet Book)

왼쪽부터 저자가 의도한 단어는 Apple(사과), Balloon(풍선), Comb(빗).

"애플"
"벌룬"
"빗이 영어로 뭐더라…"

어린이책 한권에 어른들이 더 신났습니다. 영어 단어 생각이 안나서 머리를 긁적이기도 하고 무슨 그림인지조차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재미와 동시에 호기심, 알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이 공존합니다.

암호처럼 이상한 그림들이 나열된 표지의 '알파벳 북'(Alphabet Book)을 펼치면 첫 장부터 마지막장까지 글씨라고는 단 한 자도 보이지 않습니다. 단지 A부터 Z까지 알파벳의 첫 글자 일부분에 강렬한 형상이 그려져 있을 뿐입니다.

알파벳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를 떠올리느라 어느새 머릿속은 분주해집니다. 순식간에 휘리릭 넘겨보고 책을 덮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상상력은 이내 벽에 부딪히고 맙니다. 그나마 A부터 Z까지 순서대로 구성돼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물론 그림의 정답은 없습니다. 상상력과 창의력만 있다면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가령 A에 그려진 형상을 보고 어떤 사람은 애플인 '사과'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일부는 스티브 잡스의 '애플사'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이 책의 글자는 다시 구성되고 해석돼 독자의 잃어버린 상상의 세계를 되찾게 도와줍니다. 또 어린이들에게는 멋진 창의력 교재가 되어 줍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자는 책의 마지막 장에 A~Z의 의도를 모두 밝혔지만, 굳이 그의 해석에 끌려갈 필요는 없습니다. 나만의 색다른 알파벳 그림책을 만드는 것도 또 다른 재미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래 그림에서는 무슨 영어단어가 떠오르시나요? 저자가 의도한 단어는 무엇일까요?

어른인 저는 끝내 포기했지만 13살인 조카는 10분 만에 이렇게 외쳤습니다. "Yellow!"

◇ 알파벳 북(Alphabet Book)=최현호 지음. 이숲 펴냄. 32쪽/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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