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공정위…SKT-CJ헬로비전 초유의 불허 결정

머니투데이 이하늘 기자, 진달래 기자 | 2016.07.05 19:52

양사 깊은 유감

“납득할 수 없는 최악의 심사결과다.” SK텔레콤CJ헬로비전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수합병(M&A) 불허 결정에 그야말로 ‘멘붕’에 빠져 있다. 심사보고서 발송 전날까지 CJ헬로비전 방송권역 분할 매각 명령이 나올 줄 알고 계산기를 두드렸던 경쟁 통신사들마저 ‘의외의 결정’에 놀랐을 정도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5일 각각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합병법인이 출발할 경우, 권역별 방송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가 강화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공정위가 M&A 불허 결정을 내렸다”며 충격적인 심사결과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공정위가 전날 양사에 전달한 심사보고서에 지분취득 금지와 합병 금지 명령이 담겨 있었던 것.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은 고사하고 아예 지분 인수까지 하지 말라는 얘기다. 보고서를 꺼내볼 때까지만 해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이동통신과 케이블방송 시장에서 1위 사업자들간 결합인 만큼 시장 경쟁 제한 해소를 위한 까다로운 승인 조건이 붙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던 상황.

방송통신업계 M&A 사상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불허 결정을 내린 사례는 전무했다. 때문에 이번 불허 결과에 SK, CJ그룹은 물론 종합유선방송 업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에서 결정적 불허 사유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법인 방송권역 23개 중 21곳에서 1위가 돼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만약 공정위 전원회의에서도 이대로 확정될 경우 불어닥칠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양사는 지분 인수 계약 자체를 철회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의 비용 및 사업손실도 적지 않다.


향후 방송통신 시장에 미칠 파급력도 적지 않다. ‘권역’에서 ‘전국’ 단위로 바뀌고 있는 정부의 방송산업 정책과 방송통신 융합에 따른 규제 완화 추세를 정면으로 역행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가입자 수 하락과 수익률 악화로 위축된 케이블 산업의 자율적 구조조정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쟁사들은 물론 일부 지상파 방송사까지 이번 합병안에 극렬 반대해왔다는 점에서 이를 의식한 심사결과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르면 20일께 전원회의를 열고 최종 심사결과를 확정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이때까지 소명 자료 대응에 나서는 한편, 최악의 경우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SK텔레콤 관계자는 “M&A 이후 대규모 콘텐츠, 네트워크 투자 등을 통해 유료방송 시장 도약에 일조하려던 계획이 좌절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며 “공정위로부터 받은 심사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해 후속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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