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가까워진 유전자 검사시대

머니투데이 이소영 하나금융투자 강남PB센터 PB팀장 | 2016.07.06 14:10

[머니디렉터]이소영 하나금융투자 강남PB센터 팀장

우리 몸은 유전자로부터 정보를 받아 생산된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유지돼 나간다. 따라서 유전자의 이상은 비정상 단백질을 생산하게 되어 정상 단백질의 기능이 소실됨에 따라 몸의 균형 상태가 깨어져 질병으로 발전한다.

유전자 치료는 바로 이 이상 유전자를 치료하고자 하는 첨단 치료법으로, 유전자 이상이 있는 세포에 정상 유전자를 삽입하거나(Gene replacement)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는(Gene addition) 시도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바이오 의약품 육성책을 발표했고, 세계적으로도 유전자치료제의 개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한 글로벌 제약업체들이 3세대 바이오 의약품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유전자 치료제 신생 기업들과 기술 이전 및 공동 개발 추진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30일부터 민간업체의 유전자검사가 가능해졌다. 지금까지는 의료기관만 유전자 검사가 가능했고 민간업체는 의료기관의 의뢰를 받은 경우에만 유전자검사가 가능했지만, 이제 민간업체도 DTC(Direct-to-Consumer) 방식의 검사가 허용됐다.

검사 가능 유전자는 체질량 지수와 중성지방농도, 콜레스테롤, 혈당, 혈압, 색소침착, 탈모, 모발굵기, 피부노화, 피부탄력, 비타민C농도, 카페인대사 등 총 12가지 항목에 대한 46개 유전자이며, 복지부는 생활습관 개선과 질병 예방이 가능하고, 과학적 근거가 확보됐고 소비자 위해성이 적은 검사 위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각종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이 포함되지 않았고 검사가능 항목이 12개에 불과하지만 의료기관의 전유물이던 유전자검사가 민간업체에 허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소비자 대상 광고가 허용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로써 유전자검사 규제 완화의 물꼬는 트였으며 향후 유전자와 질환의 인과관계가 보다 명확히 밝혀지면 검사가능 항목 수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선 건 보험사다. 업계에 따르면 모생명보험사는 유전자분석 전문기업인 회사와 제휴를 맺고 보험에 새로 가입하는 고객에게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규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유전자검사를 도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전적인 위험도를 분석해 맞춤 건강관리에 대한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다수의 민간업체는 유전자검사를 통해 신약 개발, 화장품 업체와의 협력 등으
로 다양한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이며, 이번 제도 변화로 개인 맞춤의학(Personalized medicine) 시대도 한층 앞당겨졌다고 판단한다.

전 세계 시장도 유전체 분석시장의 장벽을 어디까지 낮출지 고심 중이다. 영국과 캐나다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DTC에 보수적 입장이다. 가장 공격적으로 정밀의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은 네거티브 규제를 원칙으로 한다. 특별히 불허에 대한 명시가 없으면 허용하는 방식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시행착오를 거치며 규제 범위를 만들어가고 있다. 120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개인 유전체 분석기업 23andme의 서비스 변화가 대표적이다. 웹사이트에서 분석 키트를 주문하면 집으로 배달이 되고, 용기에 타액(침)을 뱉어서 우편으로 돌려보내면 되는 간편한 방식이었다.

80만명의 고객을 모으고, TV 광고까지 할 정도로 탄탄대로를 달렸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제동을 걸었다. 2013년 11월 정확도 및 오남용 가능성을 제기하며 질병위험도·보인자(유전병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유전인자만 가지고 있는 사람)·약물반응성 분석의 DTC를 금지한 것이다.

이처럼, 유전자분석의 오남용의 범위를 규정하고, 제도를 어디까지 허용해주는가에 따라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결국은 사후적인 치료보다는 사전적인 질병 예방에 포커스가 맞춰진 제도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향후, 이러한 우리 정부의 유전자 분석 규제 완화와 모바일 디지털 등 헬스케어 산업활성화로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관련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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