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도어 고장 승객 갇혔지만 열차 출발…서울메트로 늑장보고 논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16.06.30 22:43

서울메트로, 승객 무사하다는 이유로 보고않고 쉬쉬…28일 사고 발생후 29일 오후 뒤늦게 보고

스크린도어 사망사고가 발생한 구의역/사진=뉴스1

스크린도어(안전문) 고장으로 사망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할 뻔했지만 서울메트로가 이를 감추다가 늑장 보고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사실상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9시45분 쯤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에서 60대 남성이 승차하려다 스크린도어에 갇히는 사고가 났다.

술에 취한 이 남성이 열차를 타려고 뛰어 들어갔다 바로 스크린도어가 닫히는 바람에 승강장 안전문에 갇혔다. 이 남성이 안에 갇혔지만 스크린도어는 닫혔고, 열차도 그대로 출발했다.

당시 스크린도어 센서 활성화 장치가 고장나 사람이 있는 것을 미처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이 남성은 스크린도어와 열차 사이 공간에 쓰러졌지만 천운으로 다치지는 않았다. 그는 오후 9시 47분경 비상문을 직접 열고 밖으로 나왔다.

승강장에 갇혔던 승객이 비상문을 열고 승강장으로 나오는 것을 발견한 승강장에 있던 다른 승객이 역무실에 SOS(비상전화)로 신고했고, 서울메트로 측은 상황을 인지했다.

역무원은 승강장 현장에 가면서 운전관제에 관련사항을 무전으로 보고했다. 하지만 중앙관제소에서는 승객이 무사히 나왔다는 사유로 단순 스크린도어 전도사고로 오인해 사고발생시 비상조치 계획에 따른 서울시 등 관계기관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메트로는 사고 다음날인 29일 오후 4시에야 서울시에 서면보고 자료를 보내왔다. 서울시에서는 정확한 진상 파악과 후속 대책 논의를 위해 서울메트로 관계부서 본부장, 안전조사처장 등과 도시교통본부장 주관의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서울시가 앞선 구의역 사고 이후 서울메트로에 경미한 수준의 사고가 나더라도 메트로 본사, 서울시 교통본부, 시의회 교통위 등에 모두 문자를 보내도록 지시했지만, 이러한 메뉴얼은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가 확인한 결과 야간상황팀장이 사고를 대수롭지 않다고 판단해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 후인 29일 뒤늦게 47명을 긴급 투입해 서울메트로에서 관리하는 전 역사(121개) 제어부의 장애물 검지센서 활성화 기능에 대해 긴급 야간점검을 실시했다. 그리고 사고가 난 동대문역사를 포함한 5개 역사의 센서 운영프로그램의 문제점을 발견해 긴급 보완조치를 완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서울메트로의 보고체계 상의 문제점과 고의적인 은닉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해 관계자 문책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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