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존재들의 상실감 회복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 | 2016.07.12 07:53

<190> ‘합장하는 개망초’ 이종암(시인)

편집자주 |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그렇다. 부처의 눈으로 보면 부처 아닌 것이 없고 미물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미물에 불과한 법이다. 부처의 대접을 받은 이는 타자 또한 부처로 대접하나 미물 대접을 받은 이가 부처의 눈으로 보기란 어려운 일이다. 신자유주의 세상은 부처의 눈을 부정하고 미물의 눈으로 현물만을 쫓는데서 사달이 났다. 이 시대의 미덕은 부처든 미물이든 현물이 되는 것이어야 하나 그렇지 못하여 존재들의 상실감을 초래한 것 아닌가.

시의 눈은 다르다. 존재들의 가치를 회복시킨다. 개망초가 ‘지난 해 입적한 성월 큰스님 현신’이란다. 작은 개망초 앞에 ‘소백산 비로봉도 절 앞 국망봉도 함께 엎드려 있다’지 않은가. 높고 낮음 없이 평등하고 모든 존재가 귀하다는 의미이다. 과연, 병자를 구한다는 의왕 약사여래불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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