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허니버터칩' 꿈에서 깨야 해태제과가 산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6.07.01 05:24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월평균 75억 판매 주장...실제 매출은 43억

'허니버터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던 시절은 지났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은 물론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워낙 인기가 높아 매대에 진열할 틈도 없이 팔려나갔던 것도 오래전 일이다. 과자시장에서 '허니버터칩' 시대는 끝났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허니버터칩을 포함한 허니맛 감자칩의 대형마트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허니버터칩 품귀현상이 고도의 마케팅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해태제과는 월 평균 75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유통되는 물량은 그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는 의혹이 중간 도매상 사이에서 끊임없이 돌았다.

의도적으로 유통물량을 줄여 품귀현상을 일으키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설사 해태제과가 의도적으로 허니버터칩 품귀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허니버터칩 제2공장 완공 이후로는 허니버터칩의 희소성이 사라졌다.

처음부터 '허니버터칩 신드롬' 자체가 과장됐다는 시각도 있다. 해태제과는 공식적으로 매달 75억원어치의 허니버터칩이 완판됐다고 밝혔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900억원 규모다. 하지만 지난 4월 기업공개(IPO) 직전에 신정훈 해태제과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지난해 허니버터칩 매출은 523억원, 월 기준 43억원수준이었다.


이는 소비자가격과 공장도가격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해태제과는 홍보를 위해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매출액을 부풀렸다.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는 해태제과 실적은 소비자가격이 아닌 공장도가격 기준이다. 해태제과의 지난해 매출액이 7884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허니버터칩의 매출 기여도는 6.6%에 불과하다.

시장은 이러한 과대포장을 금세 눈치챘다. 5월 상장 직후 최고 6만8000원을 찍었던 해태제과 주가는 지난 30일 2만8700원으로 마감했다. 불과 한달 여 만에 고점대비 반토막 이상 주가가 떨어졌다.

허니버터칩의 꿈은 달콤했다. 그래서였을까. 경쟁사인 롯데제과, 오리온 등이 바나나맛 등 신제품으로 치고 나가고 있지만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에만 매달려 있다. 이제는 현실로 돌아와야 할 때다. 투자자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품귀마케팅이나 매출 부풀리기가 아닌 제대로 된 '제2의 허니버터칩'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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