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초저금리' 개인주식투자 늘자 빚도 늘었다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김유경 기자 | 2016.06.30 16:52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 70%…신용거래융자 잔액 7조

#양기희씨(가명)는 최근 아파트 두채중 한채를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했다. 올해 주식시장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의 불확실성 확대로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저가매수를 위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주택 매매로 양씨가 오는 8월 손에 쥐게 되는 현금은 약 1억원 정도다.

#손희정씨(가명)는 최근 중간배당을 앞두고 5월말부터 배당성향 확대가 예상되는 주식을 수차례에 걸쳐 추가 매수했다. 이를 위해 주식을 담보로 융자도 받았다.

개인투자자들이 1%대 저금리에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월에는 거래대금 기준 개인의 비중이 70%에 달했다. 문제는 주식투자를 위해 빚(신용거래융자)까지 늘리고 있다는 것.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직전 7조원까지 확대돼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증권거래소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주식시장에서 거래된 일 평균거래대금은 8조5340억원으로 4월 8조1462억원보다 5% 늘었다. 이중 개인의 거래대금이 같은 기간 동안 8% 증가(4월 5조5442억원→ 5월 5조9741억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개인의 거래비중은 4월 68%에서 5월 70%로 높아졌다.

개인의 주식투자는 거래대금 기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줄어드는 추세였다. 특히 개인의 비중은 2011년 64%에서 2012년 63%, 2013년 60%, 2014년 59%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달라졌다. 2015년 개인 거래비중은 67.69%로 전년보다 9%포인트 가까이 커졌다. 올해는 상반기(1월1일~6월28일) 현재 67.03%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데 월별로는 2월을 저점으로 상승추세다.

신용거래융자도 2월부터 브렉시트 이슈 전주까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의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2월19일 6조2740억원에서 6월17일 7조3041억원으로 16%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담보를 제공하고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하는 데 활용하는 돈이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악재에도 안도랠리를 이어가면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많은 투자자들이 여윳돈이 아닌 빚을 지고라도 주식을 사면 주가가 올라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데 베팅한 것이다.


이같이 개인의 주식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초저금리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대표는 "기준금리 인하는 금융투자업계에 호재"라며 "저금리시대에 투자처는 부동산과 주식시장인데 부동산은 대출을 받기 어려워져 주식투자로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주가 하락시 반대매매로 손실을 볼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는 통상 신용거래융자로 매입한 주식을 담보로 제공받는데, 주식 가치가 일정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반대매매가 가능하다.

최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9일 6조7347억원으로 브렉시트 직전 23일 7조2190억원보다 영업일 기준 4거래일만에 4843억원(6.7%)이나 줄었다. 브렉시트 여파로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개미투자자들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주식 임의 처분과 금리 부담 등에 따른 손실 우려가 여전하다"며 "때문에 투자자들의 대출이 미리 상환되면서 급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반대매매에 고금리 대출이자로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신용거래가 줄어든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대부분 신용거래융자에 10% 안밖의 고금리 이자를 적용하는데, 이는 시중은행 가계대출 평균 금리 3%초반의 3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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