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 강요하던 부모에게 자란 아들의 최후는…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16.07.02 07:41

[따끈따끈 새책]'완벽의 배신'…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처방전

/사진=와이즈베리 제공
#55세 도로테아 P. 부인은 30살 모범생 아들을 뒀다. 그는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숙제를 돌봐줬다. 결국 아들은 의과대학에 진학했고 약학 공부까지 했다. 졸업 논문을 쓸 때는 어머니가 일일이 교정을 봐줬고 박사 과정도 수월하게 마쳤다. 아들이 박사학위를 받는 날, 어머니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아들의 이름이 박사 학위 취득자 명단에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 아들은 4학기 만에 학업을 중단했다. 무려 8년 동안 부모를 속인 것이다. 어머니는 아들이 정신병 아니면 정신분열증, 성격장애 같다며 치료해달라고 정신과를 찾았다.

어머니의 말처럼 아들은 정신질환이 있는 걸까? 아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머니는 아들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받아오면 발작하며 분노했다. 아들의 학교 성적을 지나치게 꼼꼼히 점검했고 늘 1등을 하라고 요구했다. 아들이 다른 학생보다 뒤처지는 것을 패배로 여겼다. 그 결과 아들은 시험을 보는 중에 일시적으로 의식을 상실하는, 이른바 블랙아웃 증상까지 겪게 됐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자신 없고 짜증 나더니 나중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하기 싫은 일을 무조건 회피하게 됐죠. 어머니를 속여보기도 했지만 어머니의 완벽주의는 약화되지 않았어요."

이 사례는 완벽주의를 추구하던 부모에게서 자란 아들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적지 않은 정신질환이 완벽주의와 관계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번아웃 증후군(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 및 정신적 힘이 고갈돼 극도의 피로감으로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 식이장애, 우울증, 강박장애 등으로 나타났다.

지그문트프로이트 대학교 신경과 교수이자 정신과 의사 및 정신치료 전문의인 라파엘 M. 보넬리는 "사람들은 완벽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도 알지 못하면서 완벽을 추구하느라 애쓴다"고 지적한다. 그는 완벽주의자들에게 이상적인 목표는 절대적인 의무로 변질된다고 전했다. 고대 항해가들은 늘 북극성을 보며 뱃길을 잡았지만 정말 북극성에 닿길 바란 것은 아니다. 가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상적인 목표를 세운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완벽주의자는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


이같이 강박적인 심리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비상적인 직감이자 개인적 신조에 불과한 완벽주의라는 가면을 벗어야 한다고 보넬리는 주장한다. 성과 지향적인 사고도 버려야 한다. 그 다음 자신이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책은 완벽에 대한 갈망이 만연한 현대 사회를 진단하면서 완벽주의의 덫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실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이를 풀어내고 있다.

◇완벽의 배신=라파엘 M. 보넬리 지음. 남기철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328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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