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률 100%’를 향한 사고뭉치 청춘들의 작업기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6.07.02 03:02

[히스무비] ‘에브리바디 원츠 썸’…“미친 듯이 즐기고 후회없이 놀아보자”

그 시절이 그리운 건 청춘 때문만은 아니다. 어울려 노는 분위기에서 싹트는 인간에 대한 신뢰, 싸울수록 더 친해지는 진정한 우정의 태도 같은 단절된 현대 사회에서 느끼기 어려운 어울림의 미학 때문이다.

개방된 분위기에서 치고받고 싸우는 청춘의 호기(豪氣)는 언제나 그립고 부럽다. 1980년 대학에 진학한 야구 신입생들의 요절복통 ‘작업’ 분투기를 그린 이 영화는 간절한 부대낌이 그리운 이들을 위한 최고의 처방전이다.

‘누구나 무언가 원한다’(Everybody Wants Some)는 제목이 암시하듯, 야구 신입생들이 원하는 ‘무언가’는 연애를 향한 작업. 주류 반입 금지와 숙소 여자 출입금지라는 코치의 규칙을 비웃듯, 이들의 머릿속엔 여자 60%, 파티 30%, 내기 10%로 가득 차 있다.

개강 3일 15시간 전까지 미친 듯이 즐길 거리를 찾는 이들은 동성 사이에선 험악한 장난을, 이성 사이에선 시답지 않은 작업 멘트를 연일 난사한다. 모두 수다쟁이지만, 조용한 킹카 제이크는 지적인 공연예술 마니아 베벌리에게 꽃 한 송이 건네줄 아는 로맨틱 가이다.

이들 뒤로 각종 ‘꼴통’들이 극의 중심에 있다. 엉덩이 하나는 학교 최고라고 자부하는 ‘엉짱남’ 로퍼, 무식으로 똘똘 뭉친 골빈당 3인방, 작업을 위해서라면 어떤 허세도 마다하지 않는 ‘허세남’ 맥레이놀즈, 시비 거는 데 선수인 ‘고독한 들개’ 제이 등 바람 잘 날 없는 사내들이 매일 연애계 연타석 ‘홈런’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

대마초를 나눠 필 땐 나이를 속이고 야구부에 몰래 들어와 적응한 ‘형님’한테 특별한 인생 조언도 듣는다. “인생이라는 건 말이야, 어떤 틀 안에서 의외성을 찾는 과정이야. 한계를 설정하는 건 바로 나 자신이지.”


탁구 게임에서 졌다고 ‘무엇’같이 화를 내고 탁구 채를 집어던져도, 세상 물정 모르는 동료의 순진함을 이용해 동네북처럼 갖고 놀아도 이들 사이에선 늘 웃음꽃이 줄어들지 않는다. 영화 어느 구석에서도 슬픔이나 배반, 시기, 경쟁 같은 현대사회의 어두운 단면은 단 한 차례도 찾아보기 어렵다. 예민한 언쟁, 뒷자리 비난, 여자를 둔 경쟁심은 이 영화가 버리는 ‘모든 것’이다.


‘스쿨 오브 록’에서 자유로운 삶의 태도를 긍정과 웃음의 코드로 버무린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이번 ‘19금 코미디’에서도 그 기풍을 잃지 않는다. 청춘을 대변하는 선곡도 일품이다.

첫 장면부터 경쾌한 드럼 비트로 시작하는 ‘마이 새로나’(My Sharona)부터 귀를 살살 간질이더니, 사내 5명이 베이스 라인이 멋있는 ‘래퍼스 딜라이트’(Rapper’s Delight)를 개사해 ‘떼창’으로 합창하는 장면에선 전율과 쾌감을 200% 끌어올린다.

눈에 확 띄는 스타 배우가 없어도 영화를 몰입하게 하는 힘은 ‘서로’를 향한 공감과 애정이다. 그것이 설사 ‘여자’를 향한 끊임없는 작업에 머물러 있다 해도 말이다.

록스타 반 헤일런의 동명 곡을 영화 제목으로 썼는데, ‘간절히 원하면 얻는다’는 진리도 보너스로 얻을 수 있다. 14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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