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는 유해하다(?)"…인공조미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6.06.30 03:30

[국산 조미료 60년]MSG 주성분 '글루탐산' 일반식품에도 함유…식약처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

1990년대초 조미료 시장 후발주자인 럭키(LG생활건강 전신)가 '맛그린'을 출시했다. MSG를 뺀 조미료라는 네거티브 마케팅으로 국내에 MSG 유해성 논란의 발단이 됐다.
감칠맛을 내는 'MSG(글루탐산일나트륨)'는 20여년간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식품첨가물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글루탐산 88%와 나트륨 12%로 이뤄졌다. 단백질을 함유한 동·식물에서 나온 원당·당밀을 미생물로 발효해 글루탐산을 뽑아내고 이를 물에 잘 녹도록 나트륨을 결합하는 것이다.

1968년 한 중국계 미국인 의사가 중화요리에서 음식을 먹은 뒤 목과 등이 마비되며 심장이 뛰는 증상을 느꼈다고 주장하며 MSG 유해성 논란이 촉발됐다. 국내에선 1990년대 럭키(LG생활건강 전신)가 MSG를 뺀 종합조미료 '맛그린'을 출시하면서 "MSG는 몸에 해롭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후 대다수 외식업체가 MSG가 함유된 조미료를 쓰지만 이를 드러내지 않고 식품 업체들은 주요 제품에서 MSG 성분을 빼기 시작했다. TV 고발프로그램이 MSG 섭취 부작용 등을 단골 소재로 활용하기도 한다. "인체에 해롭다", "건강을 위해 다량 섭취를 피해야 한다" 등 주장이 이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관련 업계와 학계, 식품당국은 MSG를 안전한 조미료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MSG 사용이 보편화 됐다. 인공 이미지가 강하지만 간장, 된장 등과 비슷한 원리의 천연소재인 만큼 안심하고 섭취해도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일본에서는 MSG를 '아미노산 조미료'라고 표시한다.

MSG 원료인 글루탐산은 자연계에서 흔한 물질이다. 모유나 다시마국물 100ml에는 글루탐산염이 20mg 가량 들어 있다. 이 때문에 모유를 먹고 자란 사람이 감칠맛에 더 익숙하다. 또 토마토에는 100g당 140mg, 파르메산치즈는 100g당 1200mg 들어 있다. 콩, 고기 등 단백질이 많은 식품에는 글루탐산이 더 많다. 천연 글루탐산과 인공 글루탐산이 다르다는 주장도 있지만 우리 몸이 똑같은 물질을 출처에 따라 구분한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연합 식품첨가물 전문가 위원회(JECFA)는 1987년 230여건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MSG가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MSG 1일 섭취 허용량도 없앴다. 미국식품의약국(FDA)도 1978년 "조미료를 사용하는 수준에서는 인체에 해를 준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10년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고 밝혔다.

MSG를 적당량 사용하면 소금과 설탕 섭취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MSG 함유 나트륨은 일반소금의 3분의 1 수준이다. MSG로 먼저 간을 하고 그 다음 소금을 사용하면 소금 섭취를 20~30% 줄일 수 있다. 인체에 무해하다고 과다 섭취할 필요는 없다. MSG 적정사용량은 음식량의 0.01%~0.08%로 알려져 있다.

'MSG 무첨가 식품'에도 오해가 있다. MSG를 뺀 가공식품의 경우 감칠맛을 내기 위해 핵산, 효모추출물 등 복합적인 조미 소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MSG가 빠진 자리를 채우기 위해 더 많은 식품 첨가물을 넣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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