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등나무 부부에게 박수를 보낸다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 | 2016.06.30 16:14

<187> ‘부부’ 박소영(시인)

편집자주 |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부부라는 이름만큼 아름다운 동시에 어려운 말이 또 있을까. 같아질 수 없는 존재들이 상처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기에 아름다우며, 그 상처를 이겨내는 일이 만만치 않으므로 어렵다. 그 부부로 살아낼 수 있는 힘은 바로 저 무성한 등나무잎 넝쿨 같은 것들 때문일 것이다. ‘꼬이고 꼬이’면서도 합심한 삶을 통해 무성한 잎을 틔우고 꽃을 피워 씨를 맺게 하는 힘, 그것을 사랑이라거나 희생이라는 거창한 말을 쓰지 않아도 다 알 수 있는 암묵적인 힘 말이다.

시인이 하필 저 등나무에서 부부를 보았던 것은 어쩌면 자신의 생에 대한 회고는 아닐지 짐작하다 장한 부부에게 박수 보내고 싶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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