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국악산책] 함께여서 더 아름다운 '수룡음'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6.07.01 17:00

<1> '용이 물을 희롱하듯 읊조리는' 수룡음…단소+생황 '이중주', 양금·대아쟁 편성하기도

편집자주 | 여러분은 국악을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국악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고요? 주말을 앞둔 금요일 퇴근길, 짧은 우리 음악을 동행해봅니다. 우리의 옛 음악도 재미있고 색다르고 멋지다는 것을 알려면 귀를 우선 열어야겠습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연주를 학예연구사가 소개합니다. 함께 들어요 우리 음악!


7월 7일 칠석(七夕)은 음양사상에서 양수(陽數)로 분류하는 홀수 7이 겹치는 날이어서 길일(吉日)로 생각합니다. 또한, 단절돼 있던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소통과 연결의 날입니다.

평안남도 남포시 덕흥리의 고구려 고분 벽화에 견우와 직녀 설화를 표현한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보면, 견우와 직녀 이야기가 한민족에게 오랜 시간 동안 각인되어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견우와 직녀는 까치와 까마귀가 만든 오작교(烏鵲橋)를 통하여 만나게 됩니다. 판소리 '춘향전'에서 춘향과 이 도령을 이어주던 광한루(廣寒樓)의 다리가 바로 오작교(烏鵲橋)입니다.

견우와 직녀처럼 하나일 때보다 둘일 때 더욱 잘 어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국악기 중에는 독주악기로 널리 사랑받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 다른 음향적 특성을 가진 악기가 만나 조화로운 소리를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소와 생황, 단소와 양금, 훈과 지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두 가지 악기가 연주하는 형태를 병주(倂奏)라고 하며 단소와 생황이 연주하는 것을 '생소병주'라고 지칭합니다.

수룡음(水龍吟)은 '용이 물을 희롱하듯 읊조린다'의 의미가 있습니다. 가곡 계면조의 평롱ㆍ계락ㆍ편삭대엽의 반주 선율을 기악곡으로 변주한 곡입니다. 주로 단소와 생황의 이중주로 연주되지만 양금과 대아쟁을 편성하여 연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맑고 깨끗한 단소 소리가 화음 악기인 생황의 구름을 감싸는 듯한 소리를 뚫고 솟아오르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청아한 양금의 울림이 묵직한 저음의 대아쟁 소리와 함께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선율의 물결을 만들어가는 어울림과 소통의 미학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글. 국립국악원 문주석 학예연구사
△연주. 국립국악원 정악단
(생황/김철, 단소/이승엽, 양금/조유회, 아쟁/김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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