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로 전세의 월세전환 속도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실제 임대료 수준과 사람들이 기대하는 임대료 사이의 간극이 커지면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머니투데이가 창간 15주년을 맞아 KB국민은행과 공동으로 '임대주택 거주 및 탈 서울 의향'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2122명 가운데 50.2%인 1066명은 '가구 소득 대비 감내할 수 있는 월임대료 수준'으로 30만원 이하를 선택했다.
'월 30만~50만원'이라고 답한 응답자(34.7%)까지 합하면 월세 50만원까지 감당할 수 있다고 한 응답자는 85%에 달했다. 임대료 액수가 올라갈 수록 응답자 비율은 급격히 줄었다. '월 50만~100만원'까지 감내할 수 있다는 사람은 12.5%(266명)였고 △월100만~200만원 1.7%(36명) △월 200만~300만원 0.57%(12명) 등으로 나타났다. 월 300만원 이상도 감내할 수 있다는 응답자는 5명(0.24%)에 불과했다.
소득 수준별로 살펴보면 저소득층 일수록 임대료에 민감했다. 연 소득 20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252명 가운데 71.8%(181명)가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로 30만원 이하를 선택해 전체 평균보다 21.6%포인트 높았다. 연 소득별로 월세 30만원 이하를 선택한 비율은 △4000만원 미만 59.8% △6000만원 미만 47.5% △8000만원 미만 39.7% △1억원 미만 32.8% △1억원 이상 21.1% 등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85%는 월세 50만원을 마지노선으로 생각했지만 서울의 임대료는 이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도시연구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지난해 월세주택 임대료는 월 평균 51만원이다. 자치구별 월 평균 임대료는 △강남구 84만원 △서초구 76만원 △용산구 64만원 △중구 62만원 △성동구 60만원 △송파구 56만원 △마포구 54만원 등으로 월 50만원을 훌쩍 넘었다.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대학가만 봐도 월세 30만~50만원대 주택은 반지하나 옥탑방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이 대부분이고 조금 나은 곳에 살려면 월 60만원 이상은 줘야 한다"며 "현실과 기대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도록 전·월세상한제 등 관련 대책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뉴스테이를 내 놓았지만 월임대료가 100만원이 넘는 등 사람들이 감내할 만한 수준을 넘어섰다"며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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