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서 못받은 돈, 정유사가 대신 준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6.06.29 06:01

현대로템 시작으로 이란과 미수금 협상 타결 늘어날 듯…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 기업에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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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이 국내 대기업 중 이란제재로 발생한 미수금 회수를 처음 확정 지었다. 앞으로도 이란이 원유를 국내 정유사들에 팔고 정유사가 미수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협상 타결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란국영석유공사(NIOC)는 국내 정유사에 원유 및 컨덴세이트(컨덴세이트는 가스전에서 주로 발견되는 초경질 원유)를 판매해 현대로템에게 미수금 763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이 지급받는 방식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개설된 원화계좌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는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하면 대금을 이란에 보내는 대신 원화 계좌에 입금한다. 이란 경제제재 동안에도 국내 수출기업들은 이 계좌를 통해 수출 대금을 지급 받았다. 이란이 달러나 유로화 환전이 안되는 등 금융 거래에 제한이 많기 때문에 한-이란 금융당국이 고심 끝에 마련한 조치였다.

이란측은 입금 사실을 통보받으면 현지 화폐로 자국 기업에 대금을 내줬다. 이렇게 원화계좌에 쌓인 금액은 3~4조원에 달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잔고가 6000억원 안팍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은 지난 1월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국내 기업들과 미수금 지급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다. 당시 이란이 지급하겠다고 한 원유 규모는 1조원에 육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이 원유 처리에 난색을 표하면서 구체적인 협상은 진행되지 않았다.


현재 국내 기업들이 이란에 받아야할 미수금 규모가 얼마인지는 정부나 경제단체 등에서도 추정이 불가한 상황이다. 기업들이 이란에서 발생한 미수금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누락시킨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로템의 미수금 회수를 시작으로 이란과 기업들간 협상 타결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정유사들이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로 수입된 이란산 원유는 모두 2996만3000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 1403만3000배럴과 비교해 113.5% 증가했다.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2011년만해도 8717만4000 배럴을 기록했지만 2012년 이란 경제제재가 시작된 후 5614만6000배럴로 줄었다. 2014년에는 4492만3000 배럴까지 감소해 수입량이 경제제재 이전과 비교해 절반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의 달러화 환전이 풀릴 때까지 당분간은 정유사들의 이란산 원유 수입대금으로 국내 기업들의 미수금을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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