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유럽 대신…"신흥국 주식베팅 이뤄지나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오정은 기자, 김남이 기자 | 2016.06.27 16:33

한국증시, 하루만에 반등 성공…외국인·기관 엇갈린 수급은 지켜봐야

한국증시가 지난 주말 결정된 브렉시트 쇼크 급락에서 한 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반등폭이 미미하고 외국인 매도세가 여전한 터라 추이는 지켜봐야 하나 저점매수세가 유입될 조짐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61포인트(0.08%) 오른 1926.85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 지수는 0.96포인트(0.15%) 상승한 648.12로 마감했다.

버팀목이 된 것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다. 기관들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4066억원의 순매수에 나서 외국인(2392억원)과 개인(2108억원) 순매도를 모두 흡수했다.

반대로 코스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쏟아낸 매물을 외국인들이 끌어모았다. 이들이 기록한 순매수 금액은 1137억원으로 올해 3월29일 이후 최대치다.

브렉시트 급락은 하루 만에 진정됐으나 아직은 시장이 불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증시에서 관측된 것처럼 외국인과 기관이 행보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진앙지인 영국계 자금이탈 가능성도 있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영국계 자금은 국내주식과 채권을 8조원 넘게 팔고 빠져나갔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코스피시장에 들어와 있는 영국계 자금은 36조원에 달한다. 수급적으로 아직은 불안한 요소가 많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편에선 브렉시트 효과를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외국계 투자자들 사이에 이런 시각이 많은데, 정치경제가 불안해진 유럽에서 이탈하는 자금이 신흥국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씨티그룹은 브렉시트로 인한 시장불안이 단기에 마무리될 것이라며 아시아 신흥국 자산을 저가에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브렉시트가 아시아 경제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것이다.



또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브렉시트 대응을 위해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을 쏟아내면 이 자금이 신흥국으로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게 씨티그룹의 판단이다.


JP모간 역시 당분간은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으나, 브렉시트 영향은 결국 유럽연합(EU) 내 영향으로 제한될 것이라며 특히 한국 수출기업은 경쟁관계인 일본 엔화강세로 인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차가 강세로 마감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브렉시트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같은 시스템적 문제가 아니라며 정치적 쇼크에 시장은 초기 과민반응을 보이지만 이내 내재가치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HSBC는 유럽과 일본 주식투자 비중을 축소하고 신흥국 투자 확대를 권고하고 나섰다. 브렉시트 이슈로 인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증시는 추가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신흥국도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는 않으나 중장기적으로는 펀더멘탈에 부합하는 주가를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일단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저점매수'를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수준 아래로 장기간 하락한 경우는 없다"며 "엔화 강세 현상은 대형 수출주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기 민감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자동차 및 반도체 관련 업종의 경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며 "브렉시트가 단기적으로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주가 하락으로 높아진 배당수익률도 저가 매수 자금을 유인할 수 있는 요인이다.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은 1.82%로 국고채 3년물 금리(1.24%)를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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