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영국·일본 여행, 취소 없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 2016.06.26 15:54

100만원 당 파운드 +6만원, 엔화 -6만원…"단기적으로는 미미하나 장기적으로는 영향 미칠 것"

영국이 EU에서 탈퇴한 지난 24일 오후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파운드화와 유로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는 7월 중순 일본 여행을 가기 위해 항공권을 예약한 이선화(여·27)씨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가 현실화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항공권만 예약했을 뿐, 아직 숙소를 예약하거나 환전을 마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안 그래도 지난해 이맘때는 100엔당 900원에 가까웠던 환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속상했는데, 브렉시트 결정이 나자마자 하루에 70원가량이 오르면서 이제는 1150원 가까이 된다"며 "여행 취소까지는 하지 않겠지만 계획했던 쇼핑 양은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이후 환율 시장이 요동치면서 해외여행을 계획한 국내 여행자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다만 대부분 여행객은 '울며 겨자먹기'지만 일단은 계획한 여행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는 분위기다. 아직은 일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정도로 브렉시트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26일 국내 다수 여행사에 따르면 올 여름 일본, 유럽 등 해외로 떠나는 여행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 중 브렉시트로 인해 여행을 취소한 사례는 거의 없다.

국내 최대 일본여행 온라인 카페 '네일동:일본여행카페' 등에서도 여행자들은 "환율로 인한 손해가 아쉽기는 하지만 액수가 그리 크지 않아 여행을 취소하지는 않는다"며 여행을 강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럽 여행자들의 경우 '유럽여행 최적기'라며 환율 하락을 반겼다.

여기에는 여행사의 고정환율 적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사는 상품가에 고정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없고, 그래서 여행자들의 입장에도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개별 여행객 입장에서는 항공권이나 호텔 등 예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의 타워브릿지 야경. /사진=강선미 기자

파운드가 폭락하고 유로화가 소폭 하락해 유럽 여행에 유리해지고, 엔화·달러가 폭등해 일본과 미국 여행이 불리해지는 등 변화가 있지만 이것이 취소 사유가 될 정도로 치명적이지는 않다는 판단이다.


지난 24일 브렉시트가 결정된 뒤 파운드 환율은 전날 1706.21원에서 1600.79원으로 급락했다. 이로 인해 브렉시트 직전 100만 원을 환전할 경우 586.09파운드를 받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624.69파운드를 받게 됐다. 약 6만 원 정도 이득을 보는 셈.

반면 엔화 환율은 전날 1083.20원에서 1146.68원으로 급등했다. 브렉시트 직전 100만 원을 환전할 경우 9만2300엔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8만7100엔 밖에 받을 수 없게 됐다. 파운드화와 반대로 약 6만 원 정도를 손해 보는 것이다.

엔화 환율이 높아지고 유로 환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개별 여행자들이 일본 여행을 유럽 여행으로 돌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일본과 유럽의 경우 항공권 비용부터 최소 여행 기간까지 차이가 커서 대체가 불가능하기 때문.

다만 환율이 해외 국가 송출객 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인 만큼, 앞으로는 변화 추세가 눈에 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브렉시트로 인한 환율 변동이 장기화할 경우 환율이 국내 여행객의 행선지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렉시트로 인해 관광목적은 무비자 6개월이라는 현재의 비자 정책에도 변동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영국 및 유럽 지역의 정서 및 정치적 불안함으로 인해 고객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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