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지난 23일 '백두산혁명강군의 영웅적기상으로 비상한 공격속도 창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30시간에 한층씩 조립하던 5월의 공사실적에 비해 6월에는 18시간에 한층을 지어 15시간에 한층을 조립하는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들은 기중기가 없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수직권양기들을 합리적으로 배치해 혼합물운반속도를 높였으며 시공의 전문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해 모든 지휘관, 병사들이 맡은 구간에 대한 골조공사에서 비상한 공격속도를 발휘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본과 기술, 장비가 부족한 북한에서 '만리마 속도'라는 미명 하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강조하다 보니 사고가 뒤따르고 있다.
지난 2014년 5월 13일 평양 평천구역에서 23층짜리 아파트가 붕괴됐다. 정확한 수치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당시 붕괴 사고로 수백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같은해 10월에는 평양 낙랑구역 일대에 건설중이던 38층 아파트 일부가 붕괴되는 사고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는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는 공사기한"이라며 "2~3층을 한번에 올리는 공정이 있지만 북한은 이를 할 기술과 자재를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신문에 나온 '수직권양기'와 관련해 "흔히 호이스트라 부르는데, 공장에서 천장 쪽으로 설치해 부자재 등을 운반하는 도구"라며 "초고층 아파트 건설에 적합하지 않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아파트가 겨울까지 버틸지 모르겠지만 겨우내 얼었던 땅이 봄에 녹으면서 지반이 약해지면, 구조물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북제재 국면에서 취할 수 있는 유일한 경제발전 수단이 노력동원이기 때문에 속도전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경제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에는 시스템을 고쳐 시스템의 효율을 증가시키는 개혁과 더 오랜 시간 노동강도를 강화하는 것, 두 가지가 있다"며 "북한은 후자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박 부원장은 "이를 통해 국민들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끔 하는 동시에 정권에서 경제적 치적을 만들고 있다"며 "다만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인 만큼 속도전이 부실공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