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블랙스완 '브렉시트'에 무너진 투심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6.06.24 16:15

펀드매니저 "브렉시트, 단기 충격 불과...코스피 저지선은 1850"

"전 세계 예측이 틀렸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가 현실화되자 여의도 증권가의 펀드매니저들은 충격에 빠졌다. 코스피는 일중 108포인트 급락하며 장중 한때 1900대 아래로 밀렸고 코스닥은 투매에 7% 이상 급락,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송성엽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주 존 콕스 노동당 의원의 피습 사건을 기점으로 잔류가 우세할 것으로 착각한 것이 반전 드라마의 핵심"이라며 "하지만 브렉시트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므로 '블랙스완'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24일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표 결과 유럽연합 탈퇴 찬성이 51.9%, 반대가 48.1%로 브렉시트가 최종 확정됐다. 대부분의 언론이 잔류가 우세하다는 출구조사 결과를 내놓은 터라 시장 충격은 컸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1.47포인트(3.09%) 하락한 1925.24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482억원 순매도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 기대감에 2000선을 돌파하며 출발했으나 100포인트 이상 출렁이며 장중 한 때 1900을 하회했다. 코스닥은 4.76% 급락 마감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탈퇴로 귀결됐지만 이후 영국내에서 정치적 해결 과정을 거치게 된다. 국민투표 결과는 법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의회에서 부결할 가능성도 있다. 합의를 거쳐 정식으로 유럽연합에 탈퇴 신청을 하면 2년 후에는 회원국 지위를 상실한다. 단 한번 탈퇴신청을 하면 재가입은 불가능하다.

◇코스피, 단기 충격 뒤 서서히 회복될 것=브렉시트는 미증유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를 침체로 끌고 갈 사건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자 그 충격에 투자 심리가 무너진 것"이라며 "기업 펀더멘탈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시장에 브렉시트가 미치는 영향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브렉시트는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문제가 생긴 금융위기가 아닌,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는 정치적 이벤트라는 점에서 증시 낙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허 부사장은 "외국인 수급에 의해 하락한 시장은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1.25% 수준까지 하락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코스피의 추가 하락이 쉽지 않을 거란 견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도 "브렉시트로 인해 전 세계 경기가 둔화된다면 한국도 일부 영향권에 들 것"이라며 "하지만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공개되며 단기 악재는 끝났고 코스피도 단기 하락 후 서서히 반등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추가 조정시 내재가치 대비 낙폭이 과대한 종목 위주로 매수할 것을 조언했다.

◇유럽연합 균열, 금융시장 영향 '제한적'=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유럽연합은 사상 처음으로 회원국 이탈이 발생하며 28개국에서 27개국으로 줄게 됐다. 영국 탈퇴가 현실화되면 도미노 탈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유럽연합 탈퇴 여론이 우세한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등은 연쇄적인 탈퇴 우려가 고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유럽연합에 균열이 생기며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연합의 약화는 전 세계적인 무역 장벽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점이다. 다만 영국의 교역 비중은 크지 않은 편으로 글로벌 교역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의 최대 교역국은 유럽으로 유럽GDP의 약 4%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와 같은 제3국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제한적이라는 중론이다.

허 대표는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당장 외국인 수급, 특히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나타날 수 있다"며 "코스피는 1850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지만 글로벌 증시 대비 저평가 상태이기 때문에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다"고 분석했다.

한편 향후 영국은 경제적 충격 외에도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독립 움직임으로 영연방 체제는 균열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에도 촉각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3. 3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4. 4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5. 5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