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는 24일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 점검에 착수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영국의 EU 탈퇴 결정과 향후 사태 전개가 유럽 지역과 글로벌 경제 및 국제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2년 유예기간을 거친 후 영국 수출 물량에 대해선 10%의 관세를 내야 한다. 현대·기아차는 영국에서 올해 5월까지 전년보다 7% 늘어난 7만8000대를 팔았다. 유럽 전체 판매량의 20% 수준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영국을 제외한 다른 EU 국가에선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경쟁업체인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들은 영국에 생산 기지를 운영한다. 일본차의 경우 영국에서 다른 유럽 국가로 수출할 때 관세를 내야 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다른 유럽 국가에서 일본사의 가격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유럽에서 85만대를 팔았다. 영국 판매량은 약 17만대였다.
쌍용차는 지난해 영국에 티볼리 등 6000대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서유럽 수출물량(2만2000대)의 27% 수준이다. 쌍용차도 브렉시트가 유럽 지역의 수출 수요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 세계 경제가 패닉에 빠지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도 예상된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달러화와 엔화 가치가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현대·기아차의 수출엔 유리하게 작용한다.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흥국 통화 가치다. 현대·기아차의 주요 수출지역인 러시아(루블화)나 브라질(헤알화) 등의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브렉시트 이후 어떤 식이든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다각도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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