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手' 쓰는 사람들…메이커가 빚는 '창업·창직의 시대' 온다

머니투데이 대담=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정리=류준영 기자  | 2016.06.27 03:00

[머투초대석]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4차산업에 걸맞는 '창의적인재' 발굴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사진=이기범 기자

“얼마 전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대국은 우리 사회에 수많은 숙제와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에 근간한 지능정보사회에 걸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게 시급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도 메이커(Maker) 문화가 보다 확산 돼야 합니다. ”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메이커 문화로 ‘창직·창업의 르네상스’를 이끌어가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스스로 뭔가를 만들고 공유하는 메이커 운동은 김 이사장이 2014년 10월 부임한 뒤 가장 공을 들인 문화·교육사업이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앞서 17~18일 양일 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16 메이커 페스티벌’를 개최했다. 재단에 따르면 이 기간 총 1만 5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총 1274건의 거래에서 1500만원대의 매출이 발생했다. 김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개막식 의전도 없었고, 단체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도 없이 오로지 20개의 민간 기관이 협력해 주도한 것”이라며 “메이커에 대한 관심과 문화 저변이 이전보다 더욱 확대되고, 또 성숙되고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 워치의 선두주자인 ‘페블’, 결제 단말기 ‘스퀘어’와 같은 첨단 제품들은 대부분 메이커 활동의 산물”이라며 “직접 제품을 만들고 컴퓨터 알고리즘을 기획하는 설계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혁신 역량으로 축적돼 향후 ‘1인 기업’ 등 제조 창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개인 창작자의 ‘열정’과 메이커 운동의 철학인 ‘협력과 공유’를 화학적으로 결합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인재를 키우고, 나아가 일자리 창출과 창업 생태계도 구축하겠다는 그의 야심이다. 김 이사장을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재단 집무실에서 만났다.

-사람들은 옛날부터 취미로 재미 삼아 손뜨개질 하거나 프라모델을 구매해 조립해 왔습니다. 최근엔 DIY(Do-It-Yourself) 붐으로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들기도 하죠. 이처럼 메이커란 매우 일상적인 활동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주목을 받는 겁니까.
▶메이커 운동은 한마디로 ‘사회·문화·교육·경제 전반의 혁신을 촉진하는 민간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운동은 최근 들어 세계적인 제조업 혁신과 연계·확산되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중국은 이 운동으로 10만 촹커(創客, IT 기술 기반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창업자라는 신조어) 양성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흐름이 가져올 경제와 문화적 혁신의 파급효과에 주목하고 있는 겁니다.

-몇 일 전 열린 ‘2016 메이커 페스티벌’에서 거둔 새로운 성과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사진=이기범 기자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행사였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마켓’이란 개념을 처음 도입했습니다. 내가 만든 것을 파는 ‘거래의 장’을 만든 겁니다. 만드는 경험 못지 않게 판매하는 경험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외 메이커 페어에선 자신이 직접 만든 것을 나누고 판매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국내에선 아직 시도된 적이 없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괜한 걱정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틀 간 1500만 원 상당의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매우 고무적인 숫자입니다. 사람들은 기발한 아이템 상품에 주머니 열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 장면을 가까이서 보면서 “그래, 이거야”라며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은 1인 제조 창업 활성화에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메이커 운동 대중화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국내 메이커 운동은 대부분 취미생활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창업과의 연계가 미진합니다. 이 때문에 재단은 개인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취미와 일을 넘나들며 창업과 창직(創職)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반기 다양한 지원 정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창업플랫폼을 활용한 제조창업 특화는 그중 하나입니다. 이는 시제품 제작, 비즈니스 모델 개발, 유통 및 크라우드 펀딩 지원 등이 해당됩니다. 메이커 인재 양성을 위해 중장기 과학교육 계획에도 메이커 교육을 반영하겠습니다. 특히 올해 시행된 자유학기제와 ‘팹 트레일러’ 등 창작공간의 활용을 연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전국 95여개의 메이커 스페이스(창작공간)를 중심으로 프로젝트형 체험수업인 ‘메이커 아카데미’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한국창의재단이 SW(소프트웨어) 교육에도 공을 많이 들여왔습니다. 인공지능 시대, SW 교육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컴퓨터를 활용해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력, 그것을 키우기 위해서 SW 교육이 필요합니다.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이 실질적인 알고리즘 원리 등을 활용해 단계별로 문제를 푸는 방식을 배웁니다. 교육이 기대하는 효과는 이런 것 아닐까요. 학생들이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타입의 문제를 받았을 때 푸는 방법을 SW를 기획하던 사고력을 응용해 접근토록 하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9월 발표한 ‘2015 개정 교육과정’ 고시를 통해 초·중학교에서 SW교육을 필수화하기로 했습니다. 2018년부터 모든 중학교 정보과목에서 SW 교육을 34시간 시행하게 되며, 2019년부터는 초등학교 5, 6학년 실과과목에서 SW교육을 17시간 시행하게 됩니다.

-해외에서도 우리와 같은 SW교육이 이뤄지고 있나요.
▶영국은 2014년부터 ‘컴퓨팅’ 과목을 만 5세에서부터 16세까지 전 학년에게 필수과목으로 정해 이수토록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올 1월에 모든 초·중·고등학생이 컴퓨터과학을 배우도록 한 ‘CS for All’ 사업을 발표했습니다. 4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4조 9000억 원의 예산이 이 교육사업에 투입됩니다.

-2018년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SW교육을 받는다고 하셨는 데, 이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먼저 SW교육 선도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4년 72개교로 시작한 SW교육 선도학교는 지난해 160개교, 올해는 900개교로 확대·운영하고 있습니다. 방과후학교와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SW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고급 인재 양성을 위한 SW 영재학급 지원사업, SW교원 역량 강화를 위한 원격, 일반, 심화, 전문연수 등 다양한 연수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비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해커톤 방식의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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