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당혹 밀양 "우리를 또 우롱…정부 못 믿겠다"

머니투데이 밀양(경남)=송학주 기자 | 2016.06.21 16:53

[영남권 신공항 발표] 신공항 후보지 밀양 현지 분위기는…

박일호 경남 밀양시장과 시청 관계자들이 21일 오후 영남권 신공항건설 계획이 백지화되고 김해공항 확장방안이 발표되자 고개 숙여 사죄하고 있다. / 사진=밀양(경남)송학주 기자
"5년 전에도 이랬는데 또… 이래서야 정부를 어떻게 믿습니까."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건설 계획이 백지화되고 김해공항 확장방안이 발표되자 경남 밀양지역은 크게 낙담하는 분위기다.

특히 신공항 후보지로 선정된 밀양시 하남읍 주민들은 크게 허탈해 하고 있다. 20여간 이곳에 거주 중인 한 주민은 "이번엔 될 줄 알았는데 또다시 정부가 약속을 어겼다"며 "2011년에도 그러더니 더 이상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고 허탈해했다.

일부 주민들은 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남읍 백산리 한 주민은 "밀양은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어 신공항이 이를 해결할 실마리였다"며 "백지화는 말이 안되고 무조건 다시 해야 한다.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정부 발표 직후, 밀양시 관계자 역시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로 인해 지역 전체가 큰 실망과 함께 허탈감에 빠졌다"면서 "지역 주민들의 실망과 허탈감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당초 밀양시는 이날 오후 3시 발표 이후 밀양이 선정될 경우 자축하는 행사와 함께 오후 4시께 시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나자 밀양시는 큰 실망감과 함께 탈락한 이후의 대처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박일호 경남 밀양시장도 "우리를 또 한번 우롱한 결정"이라며 정부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드러냈다. 그는 "밀양이 두 번에 걸쳐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시민들은 지치고 땅값만 올려놨다"며 "이번 결정으로 개발가능성이 소멸돼 밀양 시민들은 절망의 수렁에 빠지게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11만 밀양 시민들의 미래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며 "신공항 추진에 대해선 고민을 거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영남권 신공항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처음 국가사업으로 검토됐다가 이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명박 대선후보가 당선되면서 국책사업 중 하나로 추진됐다. 그 결과 35개였던 후보지는 최종적으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두 곳으로 압축됐다.

하지만 2011년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의 타당성조사 결과, 두 곳 모두 사업 착수 기준에 못 미쳐 공항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계획이 백지화됐다.

불과 1년 뒤 영남권 신공항 계획은 박근혜·문재인 두 대선 후보의 공약에 들어가 되살아났다. 박 대통령 취임 직후 국토교통부는 신공항 건설 재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 6월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계약이 체결됐고 올 2월 사전타당성 검토 중간 보고회를 거쳐 용역결과가 최종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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