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좀 그만…" 냉방병 시달리는 직장인들

머니투데이 이슈팀 진은혜 기자 | 2016.06.29 09:00

[이슈더이슈] 감기몸살, 두통, 권태감…냉방병 원인과 예방법은?

여름철 불청객 냉방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냉방병에 걸린 사람들은 두통,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사진=Flickr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저는 매 여름 냉방병에 시달려요. 에어컨 좀 적당히 틀었으면…." 3년차 직장인 김유미씨(27)는 요즘 '냉방병'과의 전쟁 중이다. 2년 전 가벼운 감기 증상이라고 여겼다 큰 코 다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올 여름엔 실내용 가디건, 두통약 등으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여름철 불청객' 냉방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본격적인 더위에 에어컨 가동시간이 길어지면서 냉방병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오랜 시간 실내에서 일해야하는 직장인들은 에어컨을 끄자니 동료의 눈치가 보이고 그냥 있자니 힘들다고 말한다.

◇ 냉방병은 일종의 증후군 '감기와 비슷한 증상'
냉방병은 뚜렷한 의학적 정의가 없는 일종의 증후군이다. '선진국 병'이라고도 불리는 냉방병은 감기 몸살, 두통, 눈·코·목 따가움,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권태감, 근로 의욕 저하 등 심리적인 불안도 초래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에겐 ‘사무실의 보이지 않는 적’이다.

냉방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실내와 실외의 급격한 온도 차이다. 우리 몸은 여름에 기온이 올라가면 ‘순응’이라는 과정을 거쳐 더위에 적응하게 되는데 약 1~2주의 기간이 소요된다. 순응기간엔 자율신경계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피곤하고 두통이 발생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 우리 몸은 새로운 환경에 맞게 조절된다.

하지만 에어컨으로 냉방된 실내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실내외를 오갈 때마다 순응을 반복해야한다. 순응 때마다 자율신경계가 탈진증상을 보이며 몸의 균형이 망가지는데 이것이 바로 냉방병이다.

에어컨의 냉각수나 공기에 든 세균도 냉방병을 야기한다. 특히 냉각기에서 잘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은 에어컨을 통해 실내에 퍼지면서 사람들을 감염시킨다.

냉방 유지를 위해 환기를 제대로 시키지 않아 발생하는 ‘빌딩 증후군’도 문제다. 실제에 축적된 오염 물질, 화학성분이 실내에 쌓이면서 두통이나 건조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에어컨을 쉴 새 없이 틀어두면 실내 습도가 낮아져 감기, 인후염 등에도 잘 걸린다.

◇ 실내외 온도차는 5도 내외, 냉방병 걸리지 않으려면…
냉방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선 냉방기기 사용 시 실내외 온도차를 5도 내외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보건복지부가 권고하는 실내 냉방 온도는 26~28도 정도. 1시간동안 에어컨을 틀어놓았다면 그다음 30분은 꺼두는 것이 좋다.

한두 시간마다 실내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내부에 공기를 탁하게 하는 오염원이 많을수록 환기의 중요성은 커진다"며 "예를 들어 흡연자가 있을 경우에는 자주 환기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냉각수를 사용하는 에어컨의 경우 1~2주마다 한번씩 청소하면 세균 감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밖에도 실내용 가디건이나 담요를 구비하는 것도 좋다. 따뜻한 음료를 자주 마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체내 수분을 보충하는 것도 중요하다.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을 이용해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몸과 근육을 풀어주도록 해야한다. 조비룡 교수는 "허약한 몸일수록 냉방병에 취약하므로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로 몸의 상태를 잘 관리하는 것이 냉방병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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